유치원 내 텃밭 활용 특성화 프로그램...모종 심고 수확까지 유아들 직접 수행 자연의 소중함, 노동·수확 가치 배우며, 몸과 마음 건강한 어린이로 성장 쑥쑥 채소 편식 고치고 올바른 식습관 실천
자연과 함께 ‘아이들 꿈’ 영글어 간다
남양주 다산꽃다비유치원(원장 유경애) 유아들은 매일 아침 수박, 참외, 상추, 호박, 오이와 인사한다. 유치원 뒷마당에 채소를 직접 기를 수 있는 텃밭에 물을 주며 “고추야, 많이 먹고 쑥쑥 커라”, “사랑해”, “아프지마”라고 속삭이며 마치 동생 돌보듯 텃밭을 가꾼다. 들쑥날쑥 올라온 잡풀을 뽑아내는 일도 즐거운 놀이가 된다. 다산꽃다비유치원 유아들에게 텃밭은 그저 구경하고 지나치는 곳이 아니라 놀이터이자 생태교육의 장이다.
최근 새들반(3세) 유아들은 직접 농사 지은 각종 채소를 맛보는 시간을 가졌다. “내가 물 주고 키워서 마트에선 산 것 보다 맛있어요”, “선생님, 못생긴 호박이 더 맛있어요”, “바깥놀이 하며 먹는 오이는 왜 꿀맛이죠”, “복 수박이 달콤해요” 등 유아들은 다양한 맛 평가와 함께 오감으로 느낀 감정을 쏟아냈다. 다산꽃다비유치원만의 특별한 ‘환경생태교육’과 텃밭에서 하루하루 알차게 영글어가는 다산꽃다비유치원생들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소개한다.
■ 다산신도시 내 지난해 9월 개원... 텃밭(초록자람터) 운영
다산꽃다비유치원은 2021년 9월1일 남양주 다산신도시에 설립된 공립단설 유치원이다. ‘놀이하며 성장하고 꿈을 키우는 어린이’를 목표로 현재 일반학급 12학급, 특수 1학급에서 3세~5세 유아 180여 명이 재원 중이다.
유경애 원장을 중심으로 교사 16명, 교무실무사, 행정실, 급식실 등 35명의 교직원들이 유아들은 신나게 놀이하고 학부모들에게 소통을 통해 신뢰를 주는 유치원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개원 2년차 다산꽃다비유치원의 킬러 콘텐츠(Killer Contents)는 바로 ‘환경생태교육’이다. 유치원은 올해 환경생태교육을 구성·편성해 유치원 내 텃밭을 활용한 △텃밭(초록자람터) 가꾸기 △동·식물 기르고 관찰하기 △자연물을 이용한 놀이 △환경 살리기 등을 실시하고 있다. 환경생태교육은 유아들에게 자연을 관찰하고 발견하는 기회와 환경을 풍부하게 제공하고 통합적인 자연체험 활동을 전개함으로써 자연 속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익히며, 사람과 자연의 소중함을 느끼고, 몸과 마음이 건강한 유아로 자라나도록 돕기 위한 다산꽃다비유치원만의 특성화 프로그램이다.
이와 함께 유치원은 교사를 대상으로 어울림 학습 공동체 ‘함께 여는 숲 놀이터’를 연 6회 진행해 유아와 함께 할 수 있는 유익한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환경생태교육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힘쓰고 있다.
■ 편식 고치고 수확의 기쁨 맛보고 인성교육은 ‘덤’
환경생태교육의 일환으로 가꾸고 있는 ‘텃밭(초록자람터)’은 유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장소다. 15평 남짓 작은 텃밭이지만 이곳에서 유아들은 작은 모종에서 주렁주렁 풍성한 열매를 맺기까지, 텃밭에서 무슨 일을 일어나는지 봄부터 여름까지 관찰했다. 물주기, 잡초 뽑기부터 토마토, 상추, 오이, 고추 등 제철 채소를 수확했다. 유아들은 싱싱한 채소를 만져보고 냄새를 맡고 아삭아삭한 오이를 맛보고 호박도 쪄서 먹으면서 자신이 먹는 음식이 ‘어디서, 어떻게, 누구에 의해 만들어졌는지’를 알고 건강한 식재료와 친해지고, 균형 잡힌 올바른 식습관을 실천하고 있다. 게다가 수확한 상추를 집에 가지고 가서 가족들과 함께 먹기도 했다.
이러한 다양한 텃밭 놀이활동 이후 유아들에게도 큰 변화가 찾아왔다. 유아들이 평소에는 먹지 않았던 채소를 ‘나도 먹어 봐야지’하면서 도전하는가 하면 채소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든 유아, 낯선 채소에 관심을 보이는 유아 등 점차 채소와 유아들이 친해지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학부모들은 편식하던 아이가 유치원에서 다양한 과일과 채소를 먹게 되었다며 흐뭇해했다.
세 살 버릇이 여든 간다는 말이 있는데 다산꽃다비유치원 유아들은 텃밭 놀이를 통해 편식도 고치고 올바른 식습관을 기르고 있는 셈이다. 더 나아가 유아들은 흙냄새를 맡고 소박하나마 제 손으로 텃밭을 일구고 채소를 길러 봄으로써 날씨와 계절의 변화, 식물의 성장, 수확에 대한 기쁨, 노동의 신성함과 보람을 몸과 가슴으로 체득하고 있다.
텃밭(초록자람터)을 총괄하고 있는 김영주 부장교사는 “만 3~5세 유아는 오감과 지능이 급속하게 성장하는 시기로, 유아들이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자연 속에 있다”며 “모종을 심고 가꾸고, 수확까지 이 모든 것을 유아들이 직접 수행 하게 함으로써 얻어지는 과정과 결과를 놀이로 체험해 보게 하는 것이 환경생태교육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교육경력 30년차 베테랑 유아교육자 유경애 원장은 기후위기 시대에 생태환경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유아들이 텃밭에서의 활동을 통해 자연과 생명을 존중하며 친구들과 함께 공존할 줄 아는 어린이로 성장하도록 적극 장려하고 있다.
유경애 원장은 “우리 아이들이 꼬마 농부가 되어서 직접 작물을 재배하고 자신이 키운 작물을 수확해 맛보고 함께 나눠 먹어보는 경험을 통해 흙의 생명력과 소중함, 노동의 가치와 수확의 보람을 배워 몸과 마음이 건강한 어린이로 성장해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유치원 등·하원할 때, 바깥놀이 할 때, 놀이터에서 놀다가도 수시로 텃밭에 와서 각종 채소들이 자라는 모습을 보며 자연과 함께 쑥쑥 커가고 있는 다산꽃다비유치원 유아들은 여름 채소를 수확하고 배추, 무 등 김장채소를 심을 예정이다.
정민훈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