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평등하게 먹거리 기본권을 보장받아야 합니다”
지역 어르신과 취약계층에게 먹거리 나눔을 해오며 ‘평등과 존중’ 의미를 실천하고 있는 송내동 ‘마을부엌’ 백남정 대표(54)의 소신이다.
부천시 성주로 70, 3층에 위치한 송내동 마을부엌은 아직은 생소하지만, 마을 사람들이 같이 부엌을 공유하며 먹거리 연구를 하며 함께 반찬을 만들어 지역 어르신과 취약계층에게 나눔을 실천해오고 있다.
백남정 대표는 자신을 ‘환경운동가와 같은 먹거리 운동가’라고 소개한다. 3년 차가 되어가는 마을 부엌 취지는 “먹거리 기본권인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게 먹거리를 보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평등’이라는 것은 계층마다 모두 요구가 다르기에 현실적인 맞춤형 먹거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돈이 많은 사람은 원재료의 원산지나 유기농인지 등 더 차별화된 건강식을 원하지만, 취약계층은 당장 먹을 음식 자체의 수급이 어려워 균등한 영양소 섭취가 어렵다”면서 ‘기본적인 먹거리 보장’에 대해 말했다.
백 대표의 마을 부엌은 송내동에서 공동육아를 하는 ‘산 어린이집’에서 방과 후 생태를 경험하는 활동에서 시작됐다. ‘산 밑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는 공동체가 형성되고 단체 내에서 공동체에 대한 열망으로 ‘송내동 마을 사랑 공동체, 솔안마을협동조합’이 창설됐다.
솔안마을협동조합은 5년전 마을 사람들과 공유하는 공간 ‘송내동 마을 사랑방’을 만들어 다 함께 음식을 만들기도 하고 식생활에 대한 교육 등 ‘나눔’을 하는 동네의 네트워크 장소를 만들었다.
그는 이에 착안해 더 많은 소외된 이웃들과 먹거리와 식생활 정보를 나눌 방법으로 '마을부엌'을 만들었고 취약계층을 위한 먹거리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또 백 대표는 현재 인천 식생활 교육지원 센터장을 역임하며 수년간 출강을 나가고 있는데 10여년 전부터 인천의 식생활 네트워크에서 강좌를 듣다가 활동까지 하게 된 사례라며 송내동 마을부엌에서 하는 먹거리 운동도 그곳에서 많이 배웠다.
백 대표는 “나는 환경운동가인데 취약계층을 위한 사업이나 강의가 이루어지지 못하는 아쉬움을 많이 느꼈고 마을사랑방이나 어린이 식당 마루를 보면서 공간이 갖는 다양한 파급력을 봤다”면서 마을부엌의 창립 배경을 설명했다.
마을부엌은 2019년 창립이 후 코로나19로 인해 더뎠지만, 오히려 천천히 준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초기에 취약계층 지원 사업은 식자재 비용이 너무 적었고 경기도 지원으로 100% 경기도산 농수산물을 쓰라는 비현실적인 요구도 있었다. 그래서 사업을 할수록 조미료와 양념류에 지출되는 비용이 커지고 인력 부족 등 개인 돈이 많이 들어 어려움을 겪었다.
지금은 발달 장애인들이 더 다양하고 맛있는 음식을 직접 해먹을 수 있도록 ‘그림 레시피’를 준비하고 있다. 직접 레시피를 해보고 글을 쓰고, 딸이 그림을 그리고 있다.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하며 따라 할 수 있도록 꾸러미도 만들어 발송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상 중이다.
백남정 대표는 “먹거리 기본권의 실현 방법은 일본처럼 각 지역에 거점 공간을 두고 마을에서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며 “후원 제의는 받지 않으나 함께 하실 자원봉사자분들은 언제나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달팽이’라는 그의 별명처럼 어려움을 딛고 그가 중요시하는 가치인 ‘생명·평등·존중’을 실천하기 위해 천천히, 또 꾸준히 달려가고 있다.
김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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