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어엿한 연극 배우”…시민 아카데미 '나도 연기를 배우다' 연습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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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 오후 3시 수원제1야외음악당 연습실에서 시민들이 강사의 지도에 맞춰 연극 수업에 임하고 있다. 송상호기자

저마다의 사정과 이유로 현재 연극 무대에 프로로 오르지는 못하지만, 곧 무대에 설 모습을 기대하며 연습에 매진하는 이들이 있다. 수원시립공연단의 극단 단원들이 지도하는 시민 아카데미 6기 ‘나도 연기를 배우다’에 참여 중인 시민 배우들이다.

지난달 30일 오후 3시 수원제1야외음악당 1층의 연습실에 들어서자, 학생부터 직장인 등 다양한 시민들이 연극 준비에 매진하고 있었다.

이곳에선 지난 6월29일부터 매주 수·토요일에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극의 기초부터 시작해서 한 편의 연극 공연을 무대로 올리기 위해 강사진이 시민들과 함께 뜻을 모은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수업이 2년 전에는 취소, 지난해엔 중단됐다가 올해 다시 재개됐다. 오는 27일 오후엔 두 개 반이 준비한 공연이 수원SK아트리움 공연장에서 시민들과 만날 예정이다.

이날 연습에선 김정윤 배우와 유현서 배우가 이끄는 두 개의 반 모두 ‘장면 만들기’를 진행했다. 파트 별 분석 및 대본 리딩 이후, 무대의 동선을 짜며 극 전반의 흐름을 점검하고 배우들 간의 호흡을 맞춰가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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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 오후 3시 수원제1야외음악당 연습실에서 시민들이 강사의 지도에 맞춰 연극 수업에 임하고 있다. 송상호기자

김 배우의 반에서는 공교육과 사회생활의 간극을 풍자하는 연극 <수업료를 돌려주세요>의 준비가 한창이다. 강사는 관객과의 공감대 형성과 정서적 교류를 강조하면서 시민들의 표정과 몸짓을 세밀하게 지도하고 있었다. 수강생들도 서로 호흡을 맞춰가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유현서 강사는 옴니버스 연극 <생선 향기>를 급변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약자들의 이야기라고 귀띔했다. 무대는 ‘삶의 축소판’이라는 그의 표현처럼, 연습실이 마치 시민들의 땀과 노력이 살아 숨쉬는 공간으로 느껴졌다. 연습은 중간에 끊는 구간 없이 구성과 흐름을 점검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날 수강생들은 무대 위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각자의 일지를 써 내려가고 있었다.

20대에 연극·뮤지컬계에 몸담았다는 은종훈씨(44)는 “연습을 하다 보니 몸이 옛날의 그 감각을 기억하고 있더라. 처음 연극을 경험하는 다른 시민들을 도와 멋지게 마무리하는 게 목표다”라고 말했다.

배우가 꿈인 백서진양(14)은 “전문 배우 선생님이 조언을 많이 해주신 덕분에 성장하고 있다”며 웃어 보였고, 함께 연기한 직장인 이재연씨(44·여)는 “집에서 두 아들이 연기 피드백을 주고 있는데, 쳇바퀴 같던 일상이 달라져서 너무 좋다”면서 “가족과 친구들에게 공연날 멋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송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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