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일보로고
[최문영의 그림산책] 장 앙투안 와토 ‘키테라섬의 순례’
오피니언 최문영의 그림산책

[최문영의 그림산책] 장 앙투안 와토 ‘키테라섬의 순례’

귀족 연인들 큐피드 축복 받으며 ‘사랑의 연회’

image

〈키테라 섬의 순례〉는 ‘페트 갈랑트(우아한 연회)’ 로코코 회화 양식의 창시자이자 18세기 프랑스의 대표 화가 장 앙투안 와토의 작품으로 그의 작품 중 유일하게 작품 제작의 경위와 내력이 알려진 작품이다. 와토는 이 작품으로 당시 미술계를 이끌던 왕립 아카데미에 인정받으며 인기 작가가 되었다. 페트 갈랑트는 우아하게 차려입은 남녀들이 담소를 나누고 춤추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장면을 묘사한 그림을 말한다.

신화에 따르면 키테라 섬은 비너스가 바다의 물거품에서 태어난 뒤 처음 발을 디딘 곳으로 사랑의 여신의 섬이다. 이후 키테라는 사랑의 성지로 의미가 확장되어 이 섬을 순례하면 반드시 반려자를 만날 수 있는 장소가 된다. 와토는 사랑의 성지인 키테라 섬을 순례하는 젊은 남녀들의 사랑 이야기를 주제로 삼았다.

〈키테라 섬의 순례〉에서 와토는 즐거워하는 연인들을 아름다운 색채와 부드러운 터치로 세련되게 표현하였다. 화면에는 총 8쌍의 남녀와 배와 사공, 큐피드 등 많은 등장인물을 전경의 완만한 언덕에 따라 인물을 배치하였고 화면 좌우 배경의 명암에 차이를 줘 구성을 탄탄하게 했다.

화면의 우측을 보면 나무들 사이에 이곳이 사랑의 섬 키테라임을 알게 해주는 꽃으로 장식되어 있는 비너스 조각상이 있다. 그 앞에는 섬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남녀가 앉아 있고 바로 옆에는 여성을 일으켜 세워주고 있는 남성이 있다. 그 옆에는 아쉬운 듯 여운이 남는 표정으로 뒤를 돌아보고 있는 여성이 있고 그 여성의 허리를 감싸 안고 끌어당기는 남성이 있다. 언덕 아래에는 5쌍의 연인들이 팔짱을 끼거나 기대며 즐거운 표정으로 순례를 마치고 돌아가기 위해 금빛 배로 향하고 있다. 그들 머리 위로 비너스의 아들인 큐피드들이 순례자들을 축복하며 하늘을 날아오르고 있다.

〈키테라 섬의 순례〉의 섬세하고 우아한 작풍이 로코코 회화의 방향성을 제시하여 로코코 회화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

최문영 문화칼럼니스트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