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지상에 떠돌고 있는 가족의 해체와 관련된 사건들을 목록화 한다면 그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우주적이다. 그 현상은 곧 자연인으로서의 한 사람과 사회 조직 내지 인류의 패망까지 불러 올 만큼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라 일 맡은 종사자들 혹은 관계 기관이나 가족 구성원들은 이에 대한 심각성을 모르는 것인지 아니면 외면하는 것인지 어디서 어떻게 손을 써야 하는 것인지, 그 결과론적인 현상을 보면 지극히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
누가 먼저 방법을 모색하고 이 문제의 심각성을 위해 나서야 할 것인가? 바로 나다.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자격을 갖춘 내가 해야 할 일이요, 당신이 해야 할 일이며, 동시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물욕과 성공이라는 허울의 포로가 돼서 망각해선 안 되는 것이 분명히 있다. 가족이 당면한 인성과 사회성과 국가관과 인류애 그리고 인간의 가치와 인간의 궁극적인 삶의 목적에 대해 가족 구성원들이 틈나는 대로 서로의 마음에 각인시켜 참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독려를 아끼지 않음은 물론 가정 교육화 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이미 학교란 공교육이 그 기로에서 한참 멀리 벗어나 있으며 손쓸 의지와 기력을 상실하고 말았다. 또한 협력해 그 가치를 회복하고 찾아야 할 종교, 문화 그리고 정책을 입안하고 솔선해야 할 정치인들의 관심은 실리적인 정책이 아닌 권력이란 탐욕의 영역을 찾아 헤매고 있기에 반드시 원초적인 가족 구성원들이 나서야 할 때라고 본다.
물질을 추구하고 명예와 가정의 안위로서의 부귀를 꿈꾸는 것을 잘못이라고 할 수 없겠지만, 그보다 우선시 해야 하는 것이 가족 구성원 각자의 인성과 사랑에 바탕을 둔 진정한 회복임을 잊어서는 아니 된다. 사람이 없고서야 어찌 사회와 나라가 있을 수 있으며 인류가 존재할 수 있겠는가? 또한 내가 없고 당신이 있을 수 없으며 우리라는 공동체가 존재할 수 없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그래서 저마다 건강한 자아(自我)를 위해서 애쓰고 힘써야 하는 것이다. 조금 더디 가고, 물질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인류의 기초인 가족을 잘 챙기고 그 기초를 튼튼하게 세워야 할 때가 바로 오늘이며 지금인 것이다.
이충재 시인·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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