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일보로고
[사설] 기공식 축포 터진 지 4년, 청라시티타워라는 ‘희망고문’
오피니언 사설(인천)

[사설] 기공식 축포 터진 지 4년, 청라시티타워라는 ‘희망고문’

요즘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 내 호수공원을 가보면 거대한 공사장이 시야를 가로막는다. 호수 한가운데의 섬이 온통 가림막으로 가려져 있지만 정작 공사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바로 청라시티타워 공사 현장이다. 공사 가림막이 둘러진 지 4년째인데도 여전히 그대로다. 이곳 주민들은 “희망고문이 너무 오래간다”는 푸념이다. 청라시티타워는 이미 2019년 11월21일 많은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기공식까지 치른 사업이다. 최대 높이 448m 규모의 초고층 전망 타워 및 복합시설 건설이다. 당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2020년 6월까지 행정절차를 마치고 공사에 들어가 2023년까지 완공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뿐이었다. 기공식과 착공식이 어떻게 다른지도 모르는 시민들은 이제 이런 행사조차 불신의 눈초리로 쳐다보게 됐다.

이후 이 사업의 진행 과정은 그야말로 엎치락뒤치락이었다. 시공을 맡은 업체가 공사 난이도 등의 사유를 들어 사업비를 올려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자 대뜸 일방적인 계약해지부터 통보했다. 이후 건축주인 LH와 시행사는 새로운 시공사를 찾기 위한 지루한 절차에 들어간다. 2021년 10월의 최종입찰에서는 1개 업체만 단독으로 참여, 유찰됐다. 이런 과정에서 다시 확정된 사업비는 최초 시공사가 요구한 금액보다 오히려 500억원이나 더 늘어나게 됐다. 처음 시공사의 사업비 증액 요구를 받아들였다면 기초공사를 마치고 한창 타워가 올라가고 있을 시간이었다. 1년 이상의 시간과 돈만 낭비한 결과가 됐다.

돌고 돌아 올들어 다시 최초 시공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삼아 사업비를 5천100억원으로 합의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LH 내부에서 제동이 걸렸다고 한다. 4년여의 지체 끝에 크게 불어난 공사비에 대한 내부의 부정적인 기류가 커졌다는 이유였다. 그러면서 자체 심사를 차일피일하기 시작했다. 결국 LH는 최근 2천100만원의 돈을 다시 들여 ‘계약금액 및 계약방식 적정성 검토’라는 희한한 용역을 발주했다. 또다시 청라시티타워의 공사 착수 자체가 불투명해진 것이다.

청라시티타워는 처음부터 LH가 청라주민들에게 약속한 사업이다. 청라국제도시 개발사업자인 LH가 막대한 개발이익은 챙겨놓고 약속 이행은 나몰라라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시티타워 사업을 최근 불거진 LH의 조직 기강 해이나 방만 경영 등을 가리려는 데 이용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개발사업의 고객인 청라국제도시 입주민들과의 약속을 이렇게 호도하는 것은 국가 공기업의 본분이 아니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