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유현의 부상으로 잡은 기회 실력으로 입증…안정적인 방어 능력과 빌드업 강점
집념과 인내심으로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고 팀의 ‘넘버 3’ 골키퍼에서 단숨에 주전으로 자리매김한 프로축구 수원FC의 ‘수문장’ 박배종(32).
박배종은 수원FC의 산증인으로 군 복무를 제외하고는 한 팀에서 생활을 해온 ‘원클럽 맨’이다. 2012년 실업축구 수원시청에 입단해 내셔널리그 우승에 공헌한 뒤 2013년 수원FC가 프로로 전향할 때도 함께했다.
그러나 프로무대는 냉혹했다. 이정형, 이상기 등과 꾸준히 주전 경쟁을 하던 그는 2019년 28경기를 소화하며 주전으로 도약하는 듯 했지만, 2020년 유현이 합류하며 또다시 경쟁구도가 형성됐다. 사실상 백업으로 전락하며 2020년 11경기, 2021년 16경기 출전에 그쳤다.
설상가상으로 이번 시즌을 앞두고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주역인 이범영까지 합류하며 그는 5월 중순까지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했고, FA컵 대회에서는 이범영이 골키퍼 장갑을 끼며 설 곳을 잃었다.
하지만 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유현이 허리 부상으로 장기간 1군 엔트리서 제외되고 이범영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박배종에게로 김도균 감독의 시선이 향했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안정감 있는 방어와 공격진의 높이를 극대화하는 후방 빌드업 능력은 수원FC의 팀 컬러에 적격이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새로 도입한 ‘선방 지수’(기대실점-실제실점)에 따르면 박배종은 주전으로 도약한 6월 3경기서 1실점 하며 0.89를 기록, 이 부문 3위를 차지했다. K리그1 팀 가운데 두 번째 많은 실점(41골)을 기록 중인 수원FC에서 이룬 놀라운 성과다. 또한 6월 아디다스 포인트 골키퍼 부문에서 1위(전체 11위)를 기록했다.
6월 이후 팀의 수비 붕괴 속에서도 박배종은 선방했다. 대량 실점으로 패배한 서울(7월 10일)·강원전(16일)서 각 유효슈팅 7개, 6개를 선방했고, 대구(31일)·인천전(8월 3일)은 각 7.2점과 7.4점으로 팀내 최다 평점을 기록했으며 6일 수원전서는 라운드 ‘베스트11’에 뽑히기도 했다.
김도균 수원FC 감독은 “(박배종의) 단점이 경기에서 특별히 나타나고 있지 않다. 안정감이 있고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한다”며 “현재로써는 가장 낫다는 판단에서 기용하고 있다. 우리 선수들의 높이를 살리기 위한 킥이 중요한데, 이 부분에서도 우위에 있다”고 신뢰를 보냈다.
유현이 부상에서 복귀한 뒤에도 수원FC의 골문을 여전히 지키고 있는 그의 꿈은 팀의 2연속 상위 스플릿 진출 기여다.
김영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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