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도권 역대급 폭우, 피해 복구·예방 최선 다해야

지난 8일부터 수도권 전체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물폭탄으로 사망·실종·부상자 등 인명 피해가 속출했고 이재민도 수백 명 발생했다. 특히 서울 강남 일대가 물에 잠겨 아수라장이 됐다. 지하철 역사와 선로에 물이 넘치고, 도로가 무너지고 잠겨 곳곳에서 지하철과 버스 운행이 중단됐다. 주택과 상가, 주차장이 침수된 곳도 많다. 지반침하와 싱크홀이 생기고, 하천이 범람하고, 산사태도 났다. 갑작스러운 물난리에 수도권이 마비되면서 출퇴근하는 시민들은 교통대란 속에 큰 불편을 겪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8일 오전 0시부터 9일 오전 11시까지 내린 비의 양은 서울(기상청) 425.5㎜, 경기 여주 산북 415㎜, 양평 옥천 402㎜, 광주 396.5㎜ 등이다. 7월 한 달간 내릴 비의 양이 하루만에 쏟아진 것이다. SNS에는 물바다가 된 도로나 지하철 역사, 그 속에 갇힌 시민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과 영상이 시시각각 올라 왔다. 물폭탄에 속수무책인 처참한 상황은 마치 재난영화를 방불케 했다.

중부지방의 집중호우는 102년 만에 내린 역대급 폭우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번 호우로 9일 오후 7시 현재 사망 9명, 실종 6명, 부상 9명 등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했다. 이재민도 400여명 발생해 인근 학교와 주민센터, 체육관 등에서 머무르고 있다. 각 소방본부에는 수백 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문제는 이런 집중호우가 11일까지 수도권에 100~300㎜ 더 내린다는 것이다. 경기남부는 350㎜ 이상 쏟아질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다.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린 만큼 더 내릴 수 있는’ 상황이어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중대본은 9일 오전 1시를 기해 대응 수위를 ‘비상 3단계’로 올렸다. 풍수해 위기 경보도 ‘경계’에서 ‘심각’으로 상향 발령했다. 산림청은 오전 11시 전국 49개 시·군에 산사태 예보가 발령됐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긴급 대책회의를 주재,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복구 대책을 지시했다.

이번 집중호우로 피해가 심각한데 11일까지 폭우가 더 내린다니 걱정과 불안감이 크다. 주민 불편과 피해가 큰 만큼 응급 복구를 서둘러야 한다. 지반 등이 약해져 2차 피해가 예상되므로 선제 대응에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 인명 피해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 경찰, 소방, 지자체 공무원 등의 역할이 크다.

재난 관리는 예방과 재발 방지가 우선이다. 기상재해는 인간의 힘으로 막을 수 없지만, 사전 대비하기에 따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수해위험지구에 대한 정비 등 되풀이되는 비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항구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등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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