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등 위기’ 성남의 구세주로 부상한 ‘이적생’ 구본철

시즌초 벤치 신세서 팀 공격의 핵으로 맹활약…영플레이어상 수상 가능성 높아져

성남의 강등권 탈출에 희망의 불씨를 살리고 있는 구본철.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올 시즌 트레이드로 성남FC에 합류한 구본철(23)이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강등권 탈출에 희망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프로 3년차인 구본철은 지난 1월 인천 유나이티드서 성남의 홍시후(21)와 트레이드 돼 성남에 합류했다.

인천 대건고 졸업 후 단국대(중퇴)를 거쳐 인천에 입단한 구본철은 입단과 동시에 부천으로 임대됐다가 지난해 다시 인천에 복귀, 29경기서 2골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이후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U-23 국가대표팀에 발탁돼 AFC U-23 아시안컵서 주장 완장을 차고 한국의 3전승 본선 진출을 이끌었다.

그러나 트레이드 당시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U-22 의무 출전 대상에서 벗어나는 구본철에게 꾸준한 출전 기회가 주어질지 의문이었기 때문이다. 상당수의 K리거들이 만 22세를 넘기면 경쟁력을 잃고 후보로 전락하거나 하부리그를 전전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실제 구본철은 지난해 인천서 29경기에 출장했지만 출전 시간은 1천4분(평균 34.6분)으로 U-22 의무 출전으로 얻은 기회가 대부분이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구본철은 성남 이적 후 시즌초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많았다. 부상도 없는 상태에서 11라운드까지 신고식 조차 치르지 못했다.

그러나 구본철에게 기회가 왔다. 당시 1승2무8패 부진에 빠져있던 성남은 분위기 전환을 위해 큰 변화를 줬고 구본철이 12라운드 수원 삼성전서 깜짝 선발 발탁됐다. 첫 출전서 그는 왕성한 활동량과 패싱능력을 선보이며 팀의 패배 속에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후 수원FC와 서울전에서도 선발로 나서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팀 전력의 핵심 선수로 발돋움했다. 14경기에 나서 5골·2도움으로 팀내 최다 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출전 시간도 1천258분을 소화해 지난해 인천에서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구본철은 이 같은 활약으로 K리그1 ‘영플레이어상’의 후보로 거론되며 양현준(강원)과 경쟁하고 있다. 한국 국적·만 23세 이하·K리그 데뷔 3시즌 이내·해당 시즌 절반 이상 출전 등의 조건을 충족하는 22명의 후보 중 최다 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팀이 최하위에 머물러 있는 상황 속에서 군계일학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점이 플러스로 작용할 전망이다.

성남이 여전히 최하위에 머물러 있지만 최근들어 경기력이 살아나면서 꼴찌 탈출의 희망을 갖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 팀을 이끌고 있는 ‘청년 가장’ 구본철이 빛나고 있다.

김영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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