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기도를 ‘기회의 수도로’/金지사 와서 더 기대 크다

도의회 본회의장에 선 김동연 지사를 보게 됐다. 도의원들 앞에 나서 도정 업무보고를 했다. 이 당연한 모습을 보기까지 달포 걸렸다. 만시지탄이지만 다행이다. 이제부터 평가의 시간이다. 1천300만 도민이 김 지사의 모든 것을 평가하기 시작했다. 그가 도민 앞에 던진 첫 번째 화두가 ‘기회’다. ‘더 많은 기회, 더 고른 기회, 더 나은 기회’를 강조했다. 선거 기간 그가 강조해온 캐치프레이즈였지만, 도지사 김동연으로서는 첫 공식 선언이라는 의미가 있다.

10일 제362회 경기도의회 임시회 본회의 발표다. 김 지사는 “우리 경제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복합 경제 위기에 직면해 있고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충격도 지속되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진영이나 정파를 초월한 협력이다”라고 강조했다. 낮은 단계의 협치에서 출발해 높은 단계로 진행하는 ‘경기도 협치 모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협치가 추구하는 궁극의 목표를 제시했는데, 그게 바로 ‘모든 도민에게 기회 제공’이다.

경기도를 ‘기회의 수도’로 만들겠다고 했다. 이를 위한 핵심 방향도 제시했다. ‘더 많은 기회’를 위해 민간 혁신과 성장을 뒷받침하고, ‘더 고른 기회’를 위해 도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더 나은 기회’를 통해 도정의 미래를 약속하겠다고 했다. 이것만으로 구체적인 밑그림을 볼 수는 없다. 구체적인 실천안보다는 선언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봐야할 듯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의 약속에 기대를 건다. ‘위대한 기회의 땅’으로 가는 출발일 수 있다고 믿어 본다.

그게 유권자가 자연인 김동연을 선택한 이유였다. 11살 때 부친을 잃고 소년가장이 됐다. 판잣집, 천막을 전전하며 끼니를 때웠다. 상업고등학교를 나와 은행원이 됐다. 야간 대학을 다녔고, 입법고시·행정고시에 합격했다. 주경야독으로 박사학위를 땄다. 그가 소속된 곳은 재경부다. 최고 학벌 출신들이 집결된 부처다. 거기서 성실을 무기로 최고 자리까지 올랐다. 이런 인생을 산 그가 던진 화두 ‘기회’다. 울림이 크고, 가깝게 다가오는 이유로 충분하다.

‘기회’가 꼭 거대담론이라고 보지 않는다. 주위의 공직사회 인사 개혁도 포함된다. 성실한 직원들에 대한 발탁 기회 부여다. 각종 관급 공사의 개선도 포함된다. 작은 기업의 입찰 참여 기회 보장이다. 임기 4년의 선출직 도지사다. 시간이 넉넉하지는 않다. 모든 일을 다 해낼 수는 없다. 유권자들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기대를 갖는 것은 김동연 지사가 삶에서 증명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 기회의 마당을 경기도에도 펼쳐보겠다는 포부다.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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