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때문에 천장 구조물 손상...수원역 환승센터 ‘안전 대책’ 시급

비둘기 날갯짓에 LED조명 와이어 추락 위험...작년 천장 볼트 연결 부실시공 사고도
市 “내년 상반기 건물 전체 안전진단”

16일 오전 7시 수원역 환승센터 A동 대합실에 낙하물 주의를 알리는 안내봉이 설치돼 있다. 박병규기자

안전 논란에 휩싸였던 수원역 환승센터의 구조물이 비둘기에 의해 손상돼 시민 통행이 일부 제한되는 일이 벌어졌다.

16일 수원특례시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전 9시40분께 수원역 환승센터 A동 대합실에 비둘기 한 마리가 들어왔다는 신고가 시설 운영 주체인 수원도시공사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 당국은 사다리와 긴 뜰채를 이용, 비둘기를 포획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날아다니던 비둘기는 천장에서 LED조명까지 연결된 다수의 와이어를 건드렸다. 결국 이러한 줄들이 꼬이면서 LED조명이 떨어질 위기에 처했다. 이 때문에 수원도시공사는 지난 14일부터 이날 오전 9시30분까지 안전봉 4개를 해당 시설물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바닥에 설치하는 등 시민의 접근을 막은 후 꼬인 줄을 풀었다.

다행히 LED조명의 낙하는 없었으나 해당 장소는 지난해 7월 대합실의 천장 마감재가 무너지는 등 사고 전례가 있는 곳이어서 시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더욱이 지난 천장 붕괴 사고의 경우 시공사가 천장 구조물과 천장 마감재(석고보드)를 연결하는 볼트를 일정한 간격으로 설치하지 않는 등 부실시공이 원인이었던 만큼 시민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양정연씨(가명)는 “보수 공사가 이뤄진 지 1년도 안 된 상황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지니 마음 놓고 이곳을 이용할 수 있겠는가”라며 “아무리 비둘기로 인한 발생한 사건일지라도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선 구조물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해당 시설의 지하를 포함한 건물 전체에 대한 내부 안전진단을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7월4일부터 약 두 달 동안 천장 붕괴 사고가 발생했던 A동을 비롯해 B·C동 대합실에 대한 전수조사가 이뤄진 바 있다. 이 기간 시민들은 수원역 환승센터의 대합실을 이용하지 못해 불편을 겪은 바 있다.

총 550억원 규모의 수원역 환승센터는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 환승을 위해 시민들이 대기할 목적으로 지난 2017년 5월 완공됐다.

박병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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