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일보로고
[함께 토닥토닥] 절망 걷고 희망 더하기 ‘온힘’
함께 토닥토닥

[함께 토닥토닥] 절망 걷고 희망 더하기 ‘온힘’

쓸고 닦고... 수해 아픔 보듬는 따뜻한 손길
광주 봉사회·경기 적십자 등 도내 곳곳 피해 지역 달려가
청소·세탁 수해복구 ‘구슬땀’...취사·응급구호세트 지원도

image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광주지역 울타리봉사회·오포봉사회·도척봉사회 등의 봉사원 25명이 18일 광주시 회덕동의 한 침수피해 주택에서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김시범기자

“제가 할게요!”

18일 오전 광주시 회덕동의 이소자 시인(79) 집에 모인 20여명이 너도나도 외쳤다. 최근 중부지방을 덮친 집중호우로 이 시인 주택 뒷산의 구거(溝渠·인공수로)가 무너져 내려 수해를 입으면서, 이를 복구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소매를 걷고 나선 봉사자들의 목소리다.

이 시인은 지난달 ‘월간문학’에 첫 번째 시를 싣고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집이 몽땅 잠기는 아픔을 겪었다. 거실과 방 3칸, 화장실, 창고 2곳까지 곳곳이 60㎝가량 침수됐다. 일부 천장은 무너졌고 전선은 벽지 밖으로 튀어나왔으며 온갖 가구는 곰팡이를 머금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 집에서 20년을 살았는데 이런 적은 처음”이라던 이 시인은 “종아리까지 물이 차서 집 밖으로 나갈 수도 없었다. 아랫집에서 ‘이쪽으로 건너오라’면서 사다리를 연결해줘 그걸 타고 나갔다”고 회상했다.

주변 이웃들은 현재까지 열흘간 이 시인의 잠자리와 식사까지 책임져주고 있다. 또 이 소식이 알음알음 퍼져 한 주민은 직접 행정복지센터에 전화해 “도움을 줬으면 한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렇게 이날 회덕동과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광주지역 울타리봉사회·오포봉사회·도척봉사회, 시 자원봉사센터 등의 봉사원 25명이 힘을 합쳤다.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봉사원들은 온 집 안에 묻은 폭우 피해를 땀방울로 닦아내는 데 여념이 없었다. 토사를 쓸고, 바닥 장판을 뜯고, 가재도구 전부를 밖으로 옮기는 등 하루종일 청소에 매진했다. 소파, 테이블, 옷장 등을 집 밖으로 빼내는 내내 봉사자들은 “손 조심하자”, “더워도 조금만 참자”며 서로를 북돋았다.

이 밖에도 시흥·성남·수원·하남·안산 등 여러 수해 지역에서 1천300명 이상의 봉사자가 100여개 셀터를 방문해 세탁 봉사·급식 봉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또 1천200개가 넘는 응급구호세트, 취사구호세트 등도 지원됐다.

아울러 한국농어촌공사 경기지역본부는 지난 12일 양평군 강상면에서 농업기반시설 피해현장 복구에 나섰고, 경기농협 함께나눔봉사단도 지난 17일 광주시 퇴촌면 하우스농가에서 수해복구 지원을 하는 등 희망을 전했다.

최근 남한산성 일대와 이소자씨의 자택 등 봉사활동에 꾸준히 참여하고 있는 최문희 경기적십자 광주지구협의회장(67)은 “80여년 만의 유례 없는 폭우로 수도권 곳곳의 피해가 크다. 모든 봉사자가 자발적으로 뜻깊은 일에 동참하고 싶다고 해 봉사를 진행한다”며 “봉사를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누구나 편하게 참여해주시길 바라며 앞으로도 타인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연우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