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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로 보는 경기] 이젠 서울보다 경기 “내가 제일 잘나가”
문화 데이터로 보는 경기

[데이터로 보는 경기] 이젠 서울보다 경기 “내가 제일 잘나가”

10년간 인구·기업 몰리면서 경제중심지로 눈부신 발전
내집마련 꿈 멀어지고 취약계층 늘어... 각박한 사회 대안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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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판교 모습. 경기일보DB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사는 경기도는 지난 10년간 수없이 역동하며 변화했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성장과 발전을 빼놓을 수 없다. 이를 방증하는 수치들은 차고 넘친다.

첨단 업종이 밀집해 지난 2011년 문을 연 한국의 판교테크노밸리는 2020년 총 매출액만 109조9천억원으로 인천과 부산의 지역 내 총생산, GRDP 약 90조 원을 20조 원 가까이 웃돈다. 83개에 불과하던 기업들은 현재 1천개가 넘는다.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어 가는 중심으로 자리를 잡으며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린다.

‘사람은 서울로, 말은 제주도로’란 말은 옛말이 된 지 오래다. 사람들은 서울과 비교해 집 값이 싼 경기도로 모이고 있다.

지난 10년 사이 경기도의 인구는 157만4천여명이 늘었다. 수원특례시 인구가 121만여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10년 만에 수원보다 더 큰 도시 하나가 생겨난 셈이다. 폭발적인 인구 증가는 경제 성장에 따른 일자리와 서울의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는 수도권 인프라 등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서울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집을 구하기 위해 전국에서 경기도로 사람들이 몰렸고, 너무 비싼 서울 집값을 피해 서울을 벗어나 경기도로 이사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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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간 경기도는 눈부신 소득 성장도 일궈냈다. 1인당 개인소득은 2011년 1천504만1천원에서 2천122만원(2020년)으로 640만원(41.08%) 많아졌다. 같은 기간 전국의 평균 1인당 개인소득 상승률(40.99%)을 웃돈다. 1인당 지역총소득은 같은 기간 2천669만7천원에서 3천882만원으로 큰 폭(45.40%)으로 늘었다. 경제활동 인구 역시 2011년 509만1천여명에서 2020년 719만3천여명으로 증가했다.

시 · 도별 경제활동별의 부가가치를 나타내는 경제지표인 GRDP(실질)는 2020년 기준 470조200억원으로 서울 417조6천385억원을 능가하는 것은 물론 전국 GRDP(1천842조4천264억1천400만원)의 4분의1 이상(25.5%)을 담당하며 명실상부 대한민국 경제를 이끄는 지역임을 입증했다. 성장과 발전의 역사다.

본보 데이터텔링팀은 눈부신 발전을 이룬 경기도와 지역민의 삶을 들여다봤다. 통계청, e-나라지표 등 각종 데이터를 기반으로 2011년부터 2020년까지의 경기도 10년을 되짚어 봤다. 풍요로운 경기도답게 '도민들의 삶도 풍요로워졌다', '우리의 삶이 더 나아졌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통계 지표로 살펴본 도민들의 삶 내 집 마련 꿈 멀어지고, 기부율 줄고

늘어난 경기도 덩치만큼 도민들의 삶도 풍요로워졌을까. 데이터텔링팀은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주요 대표적인 지표로 사회, 경제 분야의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비율과 출산, 환경, 아파트 매매가격과 임금 등을 살펴봤다.

■ 내 집 마련의 꿈에서 점차 멀어지는 경기도민

경제 분야에서는 지난 10년간 가파르게 상승한 집값이 가장 눈에 띄었다.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을 분석한 결과 10년 동안 경기지역 아파트값은 두 배 넘게 상승했다. 지난 10년간 경기도의 공공아파트와 아파트 가구수는 232만3천247가구(2012년 기준)에서 314만6천667가구(2020년 기준)로 33.44%가량 늘었지만, 정작 도민들은 지난 10년 동안 ‘내 집 마련’의 사다리가 더 높아진 것이다.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2년 1월 경기도 평균 아파트 매매 값은 2억8천310만6천원에서 2017년 8월 처음으로 3억원(3억124만7천원)을 넘어서면서 5년 사이 6.4% 올랐다. 완만하던 상승곡선은 2020년부터 급격한 상승세를 탄다. 2020년 6월 4억89만8천원이던 도내 아파트 매매값은 불과 1년만인 지난해 7월 5억원(5억7천498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12월)에는 6억원(6억1천36만3천원)을 상회하면서, 10년도 안 되는 사이 경기도 아파트값은 115.59% 올랐다.

반면 도민들의 임금은 10년 동안 약 40% 상승하는 데 그쳤다. 2011년 246만7천899원이었던 도민의 상용 월평균 임금은 2020년 기준 346만7천4원으로 조사됐다. 10년간 상승세를 이어왔지만 상승 폭은 같은 기간 급등했던 집값과 극명하게 대조됐다.

도민들의 팍팍한 삶은 민간소비지출액에서 더 확연히 볼 수 있었다. 2011년 1천428만3천원이었던 민간소비지출액은 2019년 1천749만3천원으로 불과 22.47% 올랐다. 특히 코로나19 여파 등의 탓에 2020년에는 1천672만1천원을 기록해 민간소비지출액이 오히려 줄었다.

이 같은 기조로 도민들의 은행대출금액도 확연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229조8천404억이었던 도민들의 예금은행대출금액은 2020년 419조8천318억까지 82.66% 늘었다.

오히려 지나치게 상승한 자산가치는 도민들의 내 집 마련의 꿈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IMF 이후 근로소득의 증가는 정체하는 와중에 확장경제를 추구하다 보니 자산가치만 상승하는 특수한 부작용이 생기고 있다”면서 “소득과 자산가치의 양극화는 점차 심화하고 있어 근로자들이 삶의 행복을 추구하는 데 있어 장애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취약계층 늘고 기부율 줄고…각박한 사회 대안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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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집계로 경기도의 사회 분야를 살펴본 결과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사회 취약계층이 늘어나고 기부율은 점차 감소하고 있었다.

먼저 도내 인구 대비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비율은 10년 사이 소폭 늘었다. 지난 2011부터 2014년까지 도내 인구의 1.5~1.6%에 머물던 수급자 비율은 이듬해인 2015년 2.0%(1천252만2천606명 중 25만7천850명)를 기록했다. 이후 2018년에는 0.2%p 상승한 2.2%(1천307만7천153명 중 29만7천122명), 2019년 2.4%(1천323만9천666명 중 32만8천752명)다.

코로나19는 도민들의 생계를 더욱 어렵게 했다. 2020년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최근 10년 간 가장 큰 폭인 0.4%p가 오른 2.8%(1천342만7천14명 중 37만9천725명)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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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수는 급격히 줄어들었다.

지난 2011년(12만2천27명)~2012년(12만4천746명) 12만명대였던 도내 출생아 수는 5년 뒤인 2017년 9만4천88명으로 10만명대가 무너졌다. 이듬해 8만8천175명, 2019년 8만3천198명, 지난 2020년 7만7천773명으로 한해 약 5천명씩의 신생아 수가 줄었다.

기부율로 본 사회의 온정마저 식어가고 있다. ‘지난 1년간 기부 경험이 있는 사람’을 나타내는 기부율은 지난 2011년 37.3%에서 10년만에 20%대까지 떨어졌다.

김근홍 강남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기초생활수급자가 늘어나고 어려움에 부닥치는 시민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정부가 가능성을 보여주는 적극적인 복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전문가들, “지속가능한 발전 위해선 제도적 뒷받침이 필수”

전문가들은 경기도가 지난 10년간 양질의 팽창을 이뤄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해서는 ▲지역 내 불균형 해소 ▲계층을 고려한 다양한 정책 마련 ▲수혜자가 체감할 수 있는 정책 방향성 설정 등 제도적 뒷받침이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내 집 마련 사다리’가 높아진 부동산 관련 문제는 정부의 공공주택 보급 확대와 기능 강화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혁성 아주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경기도의 사회보장 관련 지표는 물론 기초생활수급자를 향한 정책은 촘촘한 복지를 위해 성공한 정책으로 논의되고 있다. 지자체 차원에서 수급의 사각지대 해소, 대상자별 추가 급여 지급, 고용 연계 정책 강화를 통해 전반적인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면서 “다만 1인당 부채와 집값의 동반 상승을 잡기 위해선 규제 완화를 통한 양질의 공공주택 공급을 시작으로 장기적으로는 기초지자체 간 파트너십 형성으로 지역 내 불균형을 해소해 나가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주경희 한신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최근 신생아 수는 급격히 줄고 이로 인해 더욱 두드러진 노인 인구 증가에 따른 노령화 지수의 상승은 장기적으로 가계별 노년부양비 부담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면서 “양적 팽창도 중요하지만 노인 인구가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체감을 위해선 접근성이 필요한데 경기도는 도농복합지역이 많다보니 지역별 보편성과 특수성을 모두 고려한 복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삶의 질에 직접적으로 해당되는 주거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조무성 고려대 정부행정학부 명예교수는 “최근 건강도시법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는데 사회 구성원들의 건강을 증진하고 물리‧사회적 환경 개선에 정치권서 공감대가 형성 된 만큼 지자체 차원에서 행정‧경제적 지원이 늘어날 전망”이라며 “다만 사회적 지표만보고 지자체 주도의 단편적인 복지 시설 확충과 제도 도입에 그쳐선 안된다. 민관이 협력할 수 있는 거버넌스가 필요하다. 주요 이슈인 주거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강훈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실행위원도 “주거 문제는 보급된 주택의 물량보다는 가격과 질의 문제다. 시장 공급만으로는 해결하기 힘들다”며 “결국 공공주택의 보급률과 질을 높일 필요가 있는데, 공공주택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의 대책마련은 물론 지자체의 규제 완화 등이 고루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데이터텔링팀=정자연·이정민·한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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