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 전반에 예술과 철학이 뿌리내리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초등교육부터 철학을 필수과목에 포함한다면 어떨까?
많은 분야에 걸쳐 현재의 우리 사회와는 다른 긍정적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지 않겠느냐는 뜬금없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나라의 시각예술 분야에선 다른 나라와는 다르게 흔히 볼 수 있는 문화 구조가 있다. 특히 회화 분야에서 많이 나타나는 구조인데, 많은 작가가 문하생을 지도하면서 사회와 소통한다는 점이다. 우리 사회와 경제가 선진화되면서 나타난 이 문화는 이미 40여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문화 예술의 보급과 확산이라는 차원에서 무척 고무적인 일이다.
문하생들은 보통 장기간 작가의 지도를 받으면서 솜씨를 익히고, 자신의 작품 세계를 견고히 만들어 각종 공모전을 통하거나 부지런히 작품을 제작해 전시회를 치르면서 미술계에 입문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지도하는 작가의 작품 세계관이 이들에게 전해지기 마련인데, 이때 가장 중요한 예술철학이 결정돼 입문 후까지 영향을 주는 예가 많이 보인다.
입문하기 전까지의 과정을 흔히 아마추어라 부르는데 보통은 기초적인 소묘와 채색, 제작 방법 등을 배우게 된다. 기술적인 수련과 함께 지도하는 작가와의 소통을 통해 미술(예술)의 이해를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마련이다. 미술에 대한 애정이 깊어진다면 가볍게라도 미술의 사조를 공부해보길 권해본다. 예술의 개념과 흐름의 이해는 창작의 밀도와 깊이를 더해주는 매우 훌륭한 벗이기 때문이다.
초기 예술 개념을 ‘교양을 갖춘 아름다운 솜씨’라 정의한 이유를 사색해보자.
솜씨 좋은 그림만으로도 보는 이들에게 감동을 주기 모자라지 않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가 많은 분이 사색을 유발할 수 있는 작품을 해보길 권하고 싶은 필자의 과한 욕심 때문임을 고백한다.
지난 글에서 순수미술의 개념과 가치를 다뤘다면 이번 지면에선 이제 입문한 창작자 혹은 직접 행위자로서 생각해보면 좋을 기본적인 솜씨와 예술철학을 조심스럽게 꺼내 보았다. 철학은 예술뿐 아니라 우리의 모든 부분과 작용해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것이라 굳게 믿기 때문이다.
김이구 문화예술법인 라포애 상임이사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