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께부터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쪽에서 흘러 나온 얘기가 있었다. ‘여야 동수 의석이지만 국민의힘 표가 내분을 겪을 것이다.’ 누가 나서더라도 소속 의원 78명의 모든 표를 얻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이 전망은 실제로 8월9일 의장 투표에서 현실이 됐다. 총 투표수 156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염종현 의원이 83표로 선출됐다. 최소 7표가 국민의힘에서 이탈했다는 얘기다. 이때부터 시작된 국민의힘 내분이 한 달째 지속되고 있다.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결성돼 대표단 책임을 주장하고 있다. 핵심적인 주장은 곽미숙 대표 의원의 퇴진이다. 지난달 11일 비대위가 주도한 토론회에서는 곽 대표 불신임안이 가결되기도 했다. 소속 의원 40명이 찬성했다. 곽 대표는 퇴진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고 당내 갈등이 점차 격화되고 있는 상태다. 이때 당의 지역 사령탑 역할을 할 경기도당이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공정성을 잃었다는 일부의 지적도 나온다.
살폈듯이 국민의힘 표 이탈은 일찍부터 예상됐던 일이다. 경기도의회는 물론 여의도 정가에서도 파다했다. 내분에 구조적 원인이 있었고, 그 실상이 밖까지 다 알려졌다는 얘기다. 당일 패배를 몇 몇 의원의 개인적 일탈로 규정하고 이를 단속하지 못한 점을 책임의 전부로 풀이하는 것은 옳은 해석이 아니다. 당시 도당 지도부의 독주에 대한 일부 도의원들의 불만, 초선 의원들과 다선 의원들의 이견 등이 복잡하게 엮여 나타난 결과였다.
그럼에도 비대위의 쇄신 주장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여야 동수 의회에서 내분으로 맞은 의장 선거 패배다. 전반기 의회 운영에 주도권을 완전히 내준 것이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넘어갈 상황은 아닌 것이 분명하다. 그게 막혀 있고 내부에서 풀릴 조짐이 없다. 결국 필요한 것이 경기도당의 역할이다. 양쪽의 의견을 경청하고 해법을 제시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화를 벌컥 냈다’느니 ‘윤리위원회 회부로 협박했다’는 전언은 듣기 안 좋다.
‘개입해야 할 때 방치하고, 빠져야 할 때 불쑥 나서고, 내 사람 네 사람 편 가르고.’ 경기도당 전임 지도부가 당원의 원성을 샀던 이유다. 유의동 신임 도당위원장은 달라야 한다. 도의회 비대위와 지도부가 서로 안 볼 사람들처럼 대치하고 있다. 유의동 도당이 중재해야 한다. 의장 뺏기고 싸우는 모습이 도민의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유의동 도당이 책임을 말해야 한다. 지금 국민의힘의 한심한 내홍을 보면서 누가 다음 총선에 또 표를 주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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