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11도움으로 부문 선두…7월 이후 9도움, 수원 강등권 탈출 ‘선봉장’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는 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수비수 이기제(31)가 데뷔 첫 도움왕 도전과 팀을 강등 위기서 구해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짊어졌다.
지난해 리그 전 경기에 출전해 5골·5도움으로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를 올리며 2021년 K리그1 ‘베스트11’ 수비수 부문을 수상했던 이기제는 이번 시즌 커리어 하이를 경신하며 2년 연속 개인 수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13일 현재 이기제는 28경기서 1골·11도움으로 어시스트 부문에서 김대원(강원)과 함께 1위에 올라있다.
특히 최근 성남전을 시작으로 서울전, 인천전에서 모두 2도움을 기록하며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현재의 페이스라면 지난 2016년 팀 선배 염기훈이 기록한 한 시즌 최다 15도움도 가능하리라는 전망이다.
이기제의 활약이 더욱 빛나는 이유는 혼란스러운 외부 상황 속에서 도움왕 경쟁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2018년 1월 수원에 입단한 이기제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FA(자유계약 선수) 자격을 얻는다. 이로 인해 시즌 내내 이적설에 시달려야 했다. 시즌 초에는 중국 베이징 궈안 이적설에 휘말려 구단이 공식 입장까지 내 진화했고, 여름 이적 시장에도 전북 이적설이 제기됐었다.
그럼에도 이기제는 흔들리지 않고 더욱 단단해졌다. 7월부터 본격적으로 도움 행진에 나서 9도움을 기록하며 벼랑끝 위기에 몰린 수원을 구했다. 수원은 전반기 15경기에서 13골에 그치는 득점력 부재로 리그 최소 득점의 불명예를 떠안았다.
그러나 이기제가 본격적으로 공격포인트를 올리기 시작한 7월 이후 수원은 16경기에서 20골을 폭발시키며 반등을 시작했다. 수원의 33골 중 이기제가 배달한 골이 3분의1을 차지한다.
이기제의 강점은 왼발 킥의 정확도와 날카로운 크로스다. 수원의 세트피스 키커인 그는 코너킥 상황서 자로 잰듯한 크로스를 전달하고 있으며 프리킥 상황에서도 날카로운 슈팅으로 상대 팀을 긴장케 하고 있다.
공격진의 부진으로 시즌 초반 빛을 보지 못했으나 최근 오현규, 안병준 등의 득점포가 정상 가동되며 그의 진가가 발휘되고 있다. 특히 고명석에게 3골을 배달하며 남다른 궁합을 과시하고 있다.
한편, 수원은 승점 34(8승10무13패)로 9위에 머물러 있는 상황 속 14일 3위 포항, 18일 2위 전북과 중요한 2연전을 남겨놓고 있다. 아직 강등권에서 완전 자유롭게 벗어나지 못한 상황 속 이기제의 왼발에 수원과 팬들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김영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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