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이후에도 각종 물가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됐다. 농산물 가격 급등세 속에 전기와 가스, 상수도 등 공공요금 인상도 예고돼 있다. 무섭게 오르는 물가에 서민들의 한숨소리가 깊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9월 주요 농산물 가격은 전년 대비 상당 부분 오를 것으로 관측됐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배추와 무, 양파, 마늘, 시금치 등 농산물 가격이 폭등했는데 추석 이후에도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정식·재배면적이 줄고, 고온다습한 날씨 영향으로 병해충이 발생하며 수확량이 감소한 영향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태풍 ‘힌남노’로 인한 농작물 피해로 가격 상승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라면과 과자, 유제품 등 식료품 가격도 인상을 앞두고 있다. 농심은 15일 라면과 스낵 주요 제품의 출고가를 각각 평균 11.3%, 5.7% 인상한다. 팔도는 다음 달 1일 대표 상품인 팔도비빔면, 왕뚜껑 등 라면 가격을 평균 9.8% 올린다. 오뚜기와 삼양식품도 라면 가격의 인상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국제 곡물가격이 높은 수준인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까지 폭등해 재료 수입단가가 올라 식품업계의 원가 부담은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일부 제과업체도 가격 인상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국내 원유(原乳) 가격이 오르면서 빵, 아이스크림 등의 가격도 줄줄이 오르는 ‘밀크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전기와 도시가스 등 공공요금도 다음 달 동시에 오를 예정이다. 한국전력은 지난 4월 기준연료비를 kWh당 4.9원 인상한 데 이어 10월에 4.9원 더 인상할 계획이다. 도시가스 요금은 메가줄(MJ)당 지난 7월 1.23원에서 1.9원으로 인상한 데 이어 내달 2.3원으로 0.4원 더 올린다. 모두 더하면 전기와 도시가스 요금의 올해 연간 상승률은 20%를 넘는다.
경기도내 지자체들은 상수도 요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오산시는 7월부터 상수도 요금을 t당 기존 540원에서 580원으로, 평택시는 같은 달부터 600원에서 640원으로 인상했다. 평택시는 올해에 이어 내년부터 2025년까지 상수도 요금을 8~12%씩 올린다는 방침이다. 시흥시는 내년부터 2025년까지 해마다 13%씩 전체 39%를, 의정부는 해마다 7%씩 전체 28%를 인상하기로 했다.
고물가·고금리에 서민들은 죽겠다고 아우성이다. 심각한 위기 상황인데 정부는 손을 놓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정부와 정치권은 서민들의 고통과 신음을 외면해선 안 된다. 물가·민생 안정을 위해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품목별 물가 관리, 급하지 않은 요금 인상 자제, 재정 조기집행 등을 통해 난국을 극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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