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등장 이후 잠잠했던 독감(인플루엔자)이 다시 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와 독감이라는 감염병이 동시 유행하는 ‘트윈데믹(twindemic)’이 예고돼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보건당국은 조만간 트윈데믹 대비책을, 다음 주에는 독감 예방접종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트윈데믹 대비책의 경우 독감 진단과 치료, 예방접종 등 전반적인 방역 및 의료대응책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가 유행한 2020년과 2021년에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함께 마스크 착용·손 씻기 등 개인위생이 강화돼 독감 발생이 급감했다. 그러나 올해는 최근 5년 새 가장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 독감은 보통 11월 말께 유행하는데 올해는 지난달 말부터 증가 추세다. 거리두기가 없어지면서 다시 증가, 더 확산될 전망이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14일 브리핑에서 “두 감염병의 동시 유행 가능성이 크다”며 “코로나19뿐 아니라 독감 유행에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 질병관리청이 공개한 올해 36주차(8월28일~9월3일) ‘감염병 표본감시 주간소식지’를 보면, 독감 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가 외래환자 1천명당 4.7명으로 집계됐다. 유행 기준치(4.9명)에 바짝 다가선 것이다.
코로나19 확진자도 연일 수만명씩 발생하고 있다. 15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7만1천471명 늘었다. 전날 9만3천981명보다 2만2천510명 감소했지만 추석 연휴 기간 이동량과 대면 접촉이 늘어 당분간 증가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와 독감은 둘 다 호흡기 감염병으로 증상이 유사하다. 발열, 기침, 인후통, 두통, 근육통, 피로감 등의 증상을 보이고 기침, 재채기 등 비말을 통해 전염된다. 두 감염병은 증상이 비슷해 일반인들이 구분하기 쉽지않다. 때문에 트윈데믹 상황이 되면 진단과 치료 과정에서 혼선이 빚어질 우려가 있다. 정확하고 신속한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방역당국은 동시 진단체계를 구축하는 데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이와 함께 독감 백신 접종률도 높여야 한다. 독감과 코로나19 모두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다. 백신은 질병 예방뿐 아니라 중증과 사망을 낮추는 의미에서 중요하다. 올해는 독감 환자가 예년보다 이른 시기에 늘고 있어 접종 시기를 당길 필요가 있다. 트윈데믹으로 고통과 피해를 겪는 일이 없도록 정부와 지자체는 대비태세를 철저히 해야 한다. 국민들도 개인 위생수칙을 잘 지키고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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