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화성 미디어아트쇼 릴레이 인터뷰 ①] 김형규 작가

과거와 현재를 잇는 '꿈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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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규作 '꿈의 대화'

지난해 수원화성 화서문을 비췄던 형형색색 빛의 향연이 올해도 찾아 온다. 오는 23일부터 다음달 23일까지 수원화성 화홍문과 남수문 그리고 수원천 일대에서 ‘2022 수원화성 미디어아트쇼’가 개최된다. 남수문에선 지난해 미디어아트쇼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 상영되며, 수원천은 인터랙티브 아트, 라이브 아트, 키네틱 아트 등 다양한 미디어아트와 신진작가 공모작 등으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특히 메인 무대인 화홍문에선 네 명의 작가가 모여 백성에 대한 깊은 사랑으로 새로운 이상 세계를 꿈꾸고 계획했던 정조의 개혁 신도시 수원화성을 품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개혁의 꿈’을 시작으로 ‘개혁의 길’과 ‘신도시 축성’ 그리고 ‘인인화락’으로 이어지는 테마를 선보이는 작가들을 만나 그 이야기를 들어본다. 첫 번째는 ‘개혁의 꿈’을 맡아 과거와 현재 시간대를 잇는 시도를 보여주는 김형규 작가(4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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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규 작가

미디어아트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 작가는 10년 넘게 뮤직비디오와 TV광고 등을 연출하고 비디오와 설치 작업을 중심으로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그는 아무도 다루지 않은 소재를 캔버스 삼아 작업을 펼쳐나가는 데 매력을 느낀다고 말한다. 그런 그에게 수원화성 화홍문은 여러 지점에서 영감을 주는 작업 소재다.

김 작가는 지금까지 다양한 형태의 미디어 파사드 작업(건물 등 외벽에 다양한 방식으로 콘텐츠 영상을 투사하는 예술의 한 형태)들을 해 왔지만, 이번 작업은 특히 주목할 지점이 많다고 전했다. 그는 “사실 화홍문은 다루기 어려운 오브제다. 스크린 혹은 캔버스처럼 쓸 수 있는 공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며 조형미가 세고 복잡한 구조이기 때문”이라면서도 “오히려 그 점을 역이용해 오브제 자체가 빛날 수 있도록 하려고 했다. 동양적인 미를 덧대거나 각종 문양들을 배치하는 일은 사족일 수 있기에, 장소 자체를 현대적 맥락에서 재해석하는 작업으로 기획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 작가는 “열린 공간에 놓인 공공 문화재를 소재로 하다 보니, 저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하는 것과 대중성을 확보하는 작업 사이에서 저울질을 많이 했다”면서 “더불어 기획에 맞는 테마와 콘셉트가 있으니 그 점까지 고려해 균형감 있는 최적의 표현 방식을 찾아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이번 미디어아트쇼에서 ‘개혁의 꿈’이라는 대주제 안에서 ‘꿈의 대화’라는 테마를 구체화하려고 노력했다. 그는 과거의 이야기들을 역사 속에서 꺼내 살펴 보면, 지금과 형식이나 형태는 다를지 몰라도 그 안에 스며든 서사 구조나 메시지는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다를 바가 없다는 점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어 그는 “현 시점의 정치·사회 이슈들을 떠올려 보면, 과거에 정조가 개혁을 꿈꿨던 당시의 상황과 오버랩되는 지점들이 여럿 보인다”면서 “화홍문을 과거 정조의 생각과 지금 우리가 염원하는 바를 만날 수 있게 하는 게이트로 여긴다.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의 장을 마련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평소에 익숙하지 않았던 작업들의 연속이었다. 특히 한국적인 요소를 현대적으로 녹여내는 방법에 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되는 기회였다”라며 “제가 녹여낸 질문들이 관람객들 각자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갈지 궁금하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송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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