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韓·美·中 3각 관계 속 대응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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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 평택대 국제물류대학 중국학과 교수

현재 국제사회는 정치 경제적으로 커다란 변화를 겪고 있다. 미국 정부는 가파른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빠르게 금리를 올리고 있다. 그 영향으로 한국 등 이머징 국가들은 환율이 급전직하하고 고물가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도 수출주도형 산업형태로 외부의 충격을 그대로 받아 더 힘든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화돼 한국의 입장이 점점 더 어려운 상태에 놓이게 됐다. 미국과 중국의 대립 구조에서 중국은 일대일로 전략을 제시했고, 미국은 인도-태평양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이로 인해 국제 구도가 재정립되며 미중 강대국 간에 전략적 대결이 불가피한 상황에 이르렀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으로부터 자신의 편에 설 것을 강요 당하고 있다.

한국이 대중 외교정책을 수립할 때 미국 요인에 의해 가장 큰 제약을 받는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한국의 대중 관계를 보면 한미중 3국 관계 속에서 양자적 관계라는 다층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한국 외교는 ‘안미경중(安美經中)’, 즉 안보는 미국과 협력하고 경제는 중국과 협력을 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었으나 이제 그 구조가 지속되기가 쉽지 않은 상태에 진입했다.

안보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미중 전략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 속에서 한미 동맹을 중심으로 외교 안보 문제에 대응하려는 윤석열 대통령의 구상은 이전 정부가 유지해온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및 미중 간 균형 외교 기조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한미동맹 강화 및 재건 차원에서의 사드 추가배치, 쿼드 가입, 한미일 3자 안보 협력 등을 구체화할 경우 한중 관계의 악화와 역내 정세가 신냉전 안보 환경의 대립 구도가 출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지난 10년 동안 한국의 무역 의존도에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한국의 3대 무역국은 중국, 미국, 베트남으로 2010년도를 기준으로 한국의 국가별 대외 무역 의존도는 중국이 25%, 미국이 10%, 베트남은 2%를 차지했다. 반면 2020년에는 중국이 25%, 미국이 15%, 베트남이 10%를 차지하게 됐다. 중국의 의존도는 정체된 반면, 미국의 비중은 1.5배로 증가했고 베트남은 약 5배가 증가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의 대중 무역의 비중은 그대로 유지된 상태에서 수출 다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즉, 무역의 대상을 다른 국가로 분산시키면서 지속적으로 중국 리스크를 줄이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한국은 한미중 3각 관계에서 전략적 견제와 전술적 협력을 통해 보다 정확하고 객관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동시에 스스로의 국력을 키워 미중 사이에서 선택의 폭을 넓히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기철 평택대 국제물류대학 중국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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