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 배치기준 협의, 학비연대 ‘무기한 천막농성’ 칼 빼들었다

학교 급식종사자. 연합뉴스

경기도교육청과 경기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급식실 환경 개선을 위해 진행 중인 배치기준 협의가 지지부진(본보 2일자 5면)한 가운데 학비연대가 ‘무기한 천막농성’이란 칼을 빼들었다.

25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도교육청과 경기학비연대는 ‘조리종사자 배치기준 협의체’를 꾸려 지난 6월 1차 협의를 시작으로 지난 16일 실무 협의까지 약 4개월 동안 배치기준 개선을 위한 논의를 진행해왔다. 배치기준을 개선해 인력이 부족한 급식실의 숨통을 트이게 하기 위한 취지로 출범했지만, 양측은 총 9차례 협의에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 양측이 가장 우선적으로 논의 중인 부분은 내년도 인원 충원에 대한 방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지난 21일에는 도교육청이 일부 학교에서 제공되는 샐러드바 형식과 비슷한 ‘카페테리아식’ 급식을 확대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노조 측은 조리사 노동 과부화가 우려되는 카페테리아식 급식을 도교육청이 사전에 협의도 한 번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하려 한다고 반발(본보 23일자 4면)했다. 이 같은 지지부진한 줄다리기를 이어가던 상황에서 학비연대가 먼저 ‘무기한 천막농성’이란 카드를 꺼낸 것이다.

학비노조·교육공무직노조·여성노조로 구성된 학비연대는 지난 23일부터 도교육청 남부청사 앞에 천막을 펼치고 ‘릴레이 농성’에 들어갔다. 앞서 학비연대는 지난해 10월부터 약 5개월 간 이와 비슷한 형태의 천막농성을 진행했던 바 있어 향후 진행될 협의에서도 별다른 결과가 도출되지 못할 시 농성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는 관측도 나온다.

학비연대 관계자는 “인원을 충원하는 한편 노후화된 기계와 급식실 환경을 바꾸고 인건비를 올려 대체직 수급을 원활하게 하면 되지만 문제는 도교육청이 그럴 의지가 없다는 것”이라며 “극악의 노동 강도를 버텨야 하는 학교 급식실은 배치기준을 개선하지 않으면 미래는 없고, 임태희 도교육감에게 이 같은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천막농성을 시작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오는 28일에 학비연대 측과 만나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며 “각자 입장이 다르다 보니 논의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향후 진행될 협의에서도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김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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