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외 마스크 전면해제 ‘첫날’, 실내외 구분 모호한 전통시장 혼란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전면 해제된 26일 인천의 한 전통시장 모습. 실외로 규정하는 시장 통로에 있는 시민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은 문제가 없지만(왼쪽), 3면이 벽으로 막힌 점포는 실내로 규정해 상인(오른쪽)이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이민수기자

“여기가 실외인가요 실내인가요? 단순한 기준의 규제때문에 마스크를 썼다 벗었다하느라 불편하기만 해요.”

26일 오전 10시께 인천 서구 정서진중앙시장. 실외 마스크 착용이 전면 해제된 첫날인 이날 시장에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시장으로 들어선 시민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이 중 한 시민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점포 앞에서 물건을 고르다 황급히 마스크를 착용한다. 시장 통로는 앞과 뒤, 위로 3면이 뚫려 있어 실외이지만, 바로 옆 점포는 통로쪽 1면만 열려 있어 실내로 구분하기 때문이다. 이날 시장을 찾은 정혜준씨(56)는 “시장 통로는 실외여서 마스크를 벗고 들어왔는데, 물건을 살 때 써야할 지 벗어야할 지 헷갈려서 혹시 방역법을 위반하는 것일까봐 그냥 썼다”며 “야구장에 관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도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데, 실내외 구분이 모호한 이런 시장은 왜 적용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로 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했던 상인들도 별다른 체감은 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 곳에서 치킨가게를 운영하는 지명환씨(59)는 “시장은 일도 바쁘고 실내와 실외 구분이 애매해 마스크를 썼다 벗었다 하기 어렵다”며 “식당에서도 마스크를 벗고 떠드는데, 시장도 마스크 착용을 해제해 예전의 활기를 되찾았으면 한다”고 푸념했다.

정부가 이날부터 실외마스크 착용 의무를 1년5개월여만에 전면 해제했지만 실내외 구분이 모호한 전통시장 등의 현장에선 혼선을 빚고 있다. 상인들과 시민들이 3면이 열려 있는 시장통로를 사이에 두고 가판대가 늘어져 있는 전통시장의 점포를 실내로 볼 지 실외로 볼 지 구분을 어려워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시장상인들과 시민들은 마스크 착용 전면 해제에도 마스크를 썼다 벗었다 하는 불편함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이날 찾은 정서진중앙시장을 비롯해 미추홀구 용현시장·석바위시장, 남동구 모래내시장 등 다른 전통시장도 점포별로 마스크를 쓴 상인과 쓰지 않은 상인이 혼재해 있는 상황이다. 여전히 실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시민의 경우 10만원, 상인은 5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형평성 논란이 있는 장소에 따른 마스크 착용 규제보다는 후치료에 집중하는 방역 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코로나19 치료제가 있고, 백신접종이 이미 이뤄진만큼 감염전파에 대한 예방보다는 다른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김경우 인제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식당이나 카페 등에서 마스크를 벗고 취식하기 때문에 마스크 실내 착용 원칙에 대한 실효성 등 그 의미가 떨어지는 상황”이라며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면서도 현장에서 융통성있게 적용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마스크 착용 자체에 대한 논의에 매몰되기 보다는 치료제 확보나 병상준비 같은 치료를 위한 방역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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