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 종사자 산재 ‘최다’, 道교육청 환기시설 전수조사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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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급식 종사자. 연합뉴스

경기지역 학교 급식종사자의 산재 발생 건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경기도교육청이 도내 학교 환기구 시설에 대한 전수조사(본보 6월13일자 8면)를 추진한다.

29일 더불어민주당 문정복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2021년 4년간 경기지역 학교 급식종사자들의 산재 발생 건수는 총 1천202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술적으로 도내 초중고 급식 현장에선 한 해 평균 약 300.5건의 산재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 산재 발생 유형은 절단·화상·베임 등에 더해 지난해 초에는 수원 권선중에서 12년간 급식종사자로 근무하다 폐암으로 사망한 A씨가 전국에서 처음 산재를 인정받았다.

튀김이나 볶음 시에 발생하는 ‘조리흄’에 장기간 노출됐던 것이 폐암 발병의 원인으로 꼽혔고, 지난해 12월 고용노동부는 각 시도 교육청에 55세 이상 또는 10년 이상 근무한 조리사들을 대상으로 폐 CT 촬영 실시를 권고했다. 이후 경북·광주·대구·울산 등에서 급식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폐 CT 촬영에 나섰고, 중간 집계 결과 전체 검진 대상자 8천301명 중 1천653명(19.9%)이 이상소견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처럼 이미 검사를 시행 중인 다른 지역에서 폐암 의심 진단이 속출하고 있는 만큼 오는 10월부터 경력 5년 이상의 도내 급식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될 폐 CT 검사에서 다수의 폐암 의심 진단이 나올 가능성도 높다. 제기능을 하지 못하는 환기시설이 폐암 발병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이후 도교육청은 지난 5월부터는 TF를 꾸려 논의를 이어왔다.

그 결과 노사 양측은 도내 학교 총 2천400여곳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도교육청은 전수조사 예산 약 16억8천만원을 올해 추경에 요청해 둔 상태며 확정되는 대로 조사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상태가 심각한 학교들은 겨울 방학 동안 교체 등 수리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5월 도교육청이 도내 학교에 대한 전수조사를 했지만 ‘주먹구구’식으로 시행했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어 향후 실태조사 진행 상황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교육공무직본부 경기지부 관계자는 “추후 진행될 폐 CT 검사에서 급식종사자 수가 가장 많은 경기 지역에서 폐암 의심 진단이 속출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미흡한 환기시설은 폐암 발병의 주된 원인 중 하나로 꼽혔던 만큼 도교육청은 철저하게 실태조사가 진행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뤄진 전수조사는 고용노동부의 가이드라인이 없어 전문적으로 이뤄지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향후 진행될 전수조사는 용역업체와의 계약을 통해 전문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철저하게 실태조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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