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균형성 원칙을 적용한 ESG 보고

image
이현 신한대 글로벌통상경영학과 교수

투자의사결정에 비재무 성과를 반영하는 자본시장의 변화, 주요국 정부의 탄소중립 추진 및 비재무 정보공시 의무화, 소비자의 친환경 및 지속가능성 소비 증대, 글로벌 기업들의 공급망 ESG 경영 요구 증대 등으로 최근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경영이 기업 운영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물론 ESG 평가 기준과 기관의 난립, 평가의 신뢰성과 타당성의 문제, 점수 따기식 ESG 컨설팅과 자문, ESG 워싱(ESG Washing) 등 여러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지만, 기업과 사회의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제고를 위해 환경, 사회, 거버넌스 이슈를 잘 관리해 비재무적인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확고해진 점은 매우 바람직하다.

ESG 경영에 대한 관심과 주목은 ESG 평가와 ESG 성과 보고(Reporting)에 대한 활동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 현재 국내 200여개의 기업과 조직의 비재무보고서는 지속가능성보고서, CSR보고서, ESG보고서 등 다양한 이름으로 발간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비재무보고서의 발간이 증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보고 목적에 충실한 수준 높은 보고서를 찾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국내에서 발간되는 비재무보고서를 살펴보면 자사의 성과를 홍보하는 자기 자랑 일색의 홍보 브로슈어와 같은 보고서가 대부분이다.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지속가능성 보고 지침인 GRI 표준에 따르면 보고의 목적은 경제, 환경, 사람에 대한 중대한 영향(Significant impacts)과 영향을 관리하는 방법을 이해관계자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다. 국내 기업은 과연 이런 보고 목적에 충실한 비재무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는지 스스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

모든 조직은 조직의 활동을 통해 예외 없이 경제, 환경,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고, 그 영향은 사회와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에 부정적으로 혹은 긍정적으로 작용(Contributions)하고 있다. 긍정적인 영향은 극대화하고 부정적인 영향은 완화하거나 제거하는 노력이 바로 비재무 성과를 창출하는 기본적인 방법이며, ESG 경영의 요체다. 따라서 조직이 사회에 만들어내는 부정적인 영향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GRI 표준도 보고의 균형성(Balance) 원칙을 매우 강조하고 있다. 조직은 편견 없이 부정적 영향과 긍정적 영향을 공정하게 표현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보고서에서 부정적인 영향에 관한 정보를 생략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 균형성 원칙을 잘 적용한 수준 높은 ESG보고서가 많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이현 신한대 글로벌통상경영학과 교수·신한대 ESG혁신단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