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국제도시 내 투모로우시티에는 지은 지 13년이 지난 송도복합환승센터가 있다. 그러나 시민들도 그런 곳이 있는지 잘 모르고 실제로 교통편을 갈아타기 위해 찾는 이용객들도 거의 없다. 그러니 승객들을 태우기 위해 이곳을 들르는 버스편도 없다. 시골 버스정류장보다 못하다는 말이 나올 만도 하다. 문제는 앞으로도 형편이 나아질 것 같지 않다는 점이다. 시민들 편익에 돌아가야 할 공공자원이 하릴없이 낭비되고 있는 현장이다.
인천시는 2009년 송도에서 열린 ‘인천세계도시축전’ 사업의 하나로 투모로우시티를 지었다. 축전 방문객들에게 유비쿼터스 미래도시의 구상을 보여주는 전시공간이었다. 전체 사업비만 1천541억원이 들었다. 이곳 1·2층에는 공항버스와 시외버스, 지하철을 한곳에서 이용할 수 있는 송도복합환승센터도 지었다. 처음 복합환승센터 구상은 그럴듯 했다. 그해 송도와 영종도를 해상으로 잇는 인천대교가 개통했다. 지방 도시들에서 인천공항으로 가는 길이 단축됐다. 전국의 공항버스들이 인천대교를 타기 위해 송도국제도시를 지나가게 된 것이다. 이들 버스들이 송도복합환승센터를 경유하면 인천시민들이 인천공항이나 지방 도시들로 이동하는 교통편이 크게 늘 것으로 본 것이다.
그러나 완공 이후 공사비 정산 소송에 휘말리면서 2017년까지 빈 건물로 남았다. 인천경제청은 지난해 이 건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오피스 공간에 인천스타트업파크를 조성했다. 그러나 환승센터는 한번도 제 구실을 못해본 채 방치돼 있다. 4일 본지 기자가 찾은 2층 매표소 안 의자에는 오랜 먼지만 쌓여 있었다고 한다. 1층 정류장에는 하루 1~2대의 지방 노선 버스가 오가는 정도다. 이용객도 하루 서너명이다. 인천시민들도 굳이 이 곳까지 오지 않고 남동구의 종합버스터미널에서 공항버스를 탄다.
전문가들은 처음부터 교통수요 예측에 실패한 탓이라고 한다. 우선 복합환승센터를 둘 만큼 유동인구가 많지 않은 곳이다. 또 지방에서 출발한 공항버스들이 굳이 시간을 들여 경유할 만한 메리트도 없다. 승객도, 공항버스도 찾을 일 없는 곳에 환승센터만 덩그러니 서 있는 격이다. 마치 경인운하길을 내면 화물선들이 몰려 들어올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 같다. 인천시는 2027년 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개통에 기대를 건다고 한다. 그러나 대심도철도와의 환승은 기술적 문제로 어렵다고 한다. 탁상행정의 표본이다. 이제라도 시민들에게 편익을 주는 활용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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