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키워드 넣으면 그림 그려주는 AI 4개중 하나 선택, 마음에 안들면 다시 그려...‘예술로 보냐, 표절이냐’ 찬반 논쟁 불거져 새로운 시드값 활용 엄연한 창작으로 생각, AI발전 미술계 타격보다는 되레 도움될 것
4차 산업혁명 시대라고도 불리는 요즘은 AI와 공존하는 세계다. 현재도 많은 AI가 우리 곁에 공존하고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부터 시작해서 지난 2016년 이세돌과의 대국에서 4 대 1로 승리한 알파고를 예로 들 수 있다. 과거 전문가들은 발전하는 AI에 대해 자동화 시스템 등 단순 노동은 AI로 대체되겠지만, 아직까진 지각이 필요한 작가나 예술가는 살아남을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의 예상과는 다르게, 어쩌면 전문가들의 이러한 예측이 추진력이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오히려 AI는 창작 쪽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미드저니라는 AI는 텍스트와 키워드를 넣으면 그림을 그려주는 인공지능이다. AI가 그림을 그리면 4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고, 혹여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처음부터 다시 그리게 할 수도 있다.
이 미드저니라는 AI가 해낸 일은 그야말로 엄청났다. 지난 8월26일 ‘콜로라도 주립 박람회 미술대회’에서는 제이슨 앨런이 미드저니를 이용해 제출한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Theatre D''opera Spatial)이 1등을 수상했다.
앨런이 자신의 성공 스토리를 소셜미디어에 올리자 순식간에 찬반 논쟁이 불거졌다. “AI가 그린 그림을 예술로 불러야 하는가”와 “이런 식의 AI의 그림이 표절은 아닌가”다. 필자는 한창 AI로 그림을 그리는 일에 몰두하고 있던 터라 이 정보를 접해도 큰 거부감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AI로 그림을 그리는 일이 창작이 아니다, 결국 표절일 뿐’이라는 사람들의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인공지능의 그림이 표절인가에 대해 알아보려면, 딥러닝이라는 기술에 대해 먼저 알아봐야 할 필요가 있다. 딥러닝은 쉽게 말해, 컴퓨터에 인간의 지각 능력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누군가 한 그림에서 영감을 얻고 그림을 그리거나, 혹은 잘 그린 다른 작품들을 보면서 그림을 연습하는 식이다. 인간이 그림을 그리는 방식이랑 무엇이 다른지 잘 모르겠다.
혹자는 AI가 그림 그리는 방식이 정형화돼 있어 이것이 창작도 아니고 예술도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애초에 AI가 그리는 그림이 정형화된 것도 아니다. AI는 똑같은 키워드를 넣는다고 항상 똑같은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 AI는 그림 그릴 때마다 새로운 시드값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앞서 설명했듯 4개 중 하나를 고르는 방식이고, 원하지 않는다면 처음부터 다시 그릴 수도 있다. 즉, AI가 그렸다고 이것이 예술이 아닌 것도 아니다. 이것은 딥러닝과 랜덤 시드를 이용한 AI의 엄연한 창작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이러한 AI의 발전으로 미술계가 타격을 받거나, 화가라는 직업이 위험해지는 것 아닌가, 혹시 미술계에서 제 2차 러다이트 운동이 일어나는 것은 아닌가 걱정 하고 있다면, 안심해도 될 것이다.
이러한 AI는 미술계를 파괴하기보다는, 오히려 도와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림을 그리기는 쉬울 수 있어도 묘사 하나하나와 배경 등 자신이 의도한 대로 그림을 얻어내려면 정밀한 키워드를 입력해야 하기 때문에, 이 또한 입력하는 데 있어서 창작이라고 볼 수 있다. 이미 AI를 이용해 디자인을 하고 있는 ‘AI 디자이너’도 등장했다. AI 그림을 이용해 그림 실력이 없지만 그림에 흥미가 있는, 혹은 디자인이나 일러스트 등의 직업을 하고 싶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완벽한 해결책이 돼줄 것이다.
박지수 양주 백석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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