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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토닥토닥] 이웃들 ‘웃음소리’ 반주로 부부가 전하는 사랑의 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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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토닥토닥] 이웃들 ‘웃음소리’ 반주로 부부가 전하는 사랑의 합주

김수경·이옥자씨 부부공연단
요양병원·장애인 복지시설 등 8년 전부터 전국 찾아 연주 봉사
공연 위해 매일 6시간 이상 연습... “같이 웃고 춤출 때 가장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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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요양병원‚ 양로원 등을 다니며 공연봉사를 펼치는 부부공연단 김수경•이옥자씨가 환하게 웃으며 공연준비를 하고 있다. 윤원규기자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소외된 이웃의 상처를 치유하고 희망을 나누는 공연을 하고 싶습니다”

20일 오전 파주시 목동동의 한 아파트에서 경쾌한 음악소리가 울려퍼졌다. 전국 각지를 다니며 공연 봉사로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부부공연단인 남편 김수경(80), 아내 이옥자씨(75)의 따뜻한 연주 소리다. 이들은 8년 전부터 요양병원·요양원, 장애인 복지시설, 교회 등에서 아코디언, 키보드를 연주하며 희망을 나누고 있다. 홀몸 어르신, 장애인, 한부모 등에게 음악으로 희망을 준다는 의미에서 공연단 이름도 ‘아낌없이 주는 나무’로 지었다.

부부는 공연을 준비하기 위해 매일 6시간 이상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남행열차’를 시작으로 5~6곡의 대중가요 메들리를 연주하면서 부부는 중간 중간 눈빛을 맞추고 함께 발을 구르며 박자를 맞춰갔다. 부부의 입가엔 웃음이 가득했다.

이옥자씨는 “복지시설에서 아이들이 ‘할머니·할아버지 공연하러 또 언제 오냐’고 물어볼 때나, 장애인 친구들이 휠체어를 타고 집에 찾아와 명절 인사를 할 때 등 그간 봉사를 하며 보람을 느낄 때가 수도 없이 많다”며 “환자들에게 되레 ‘건강하게 오래 오래 공연해달라’는 말을 들을 땐 가슴이 찡하다”고 설명했다.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액세서리 도매업을 하던 이들 부부는 8년 전 사업이 실패하면서 경기도에 오게 됐다. 막대한 빚을 지고 몸 누일 곳 없이 친척 집을 전전하던 시절의 부부는 희망을 잃었다. 그러나 우여곡절 끝에 파산면책 뒤, 파주시로부터 보조금을 받게 되면서 부부는 ‘주위 사람들과 나라에 받은 도움을 봉사하며 갚아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다.

김수경씨는 72세에 노인복지회관에서 아코디언을, 이옥자씨는 65세에 키보드를 배우기 시작했다. 황혼에 악기 연주를 시작한 이들은 도내 봉사 시설을 한 군데씩 늘려나가 현재 50여군데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최근엔 이들의 선행을 알게 된 이웃이 악기를 운반하는 일을 도와주기도 하고, 한 땀 한 땀 만들어낸 손뜨개와 손편지 등을 건네주기도 한다.

오랜 봉사활동으로 부부는 지난 9월 ‘파주시 자원봉사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하고, 지난 2019년엔 윤후덕 국회의원으로부터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특히 지난 1월 김수경씨는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서 정식 예술인으로 인정받아 창작준비금도 지급받았다.

김수경씨는 “주위 이웃들, 정부의 도움으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은혜에 보답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준비해 공연 봉사를 하고 있다”면서 “공연하며 같이 웃고 춤출 때 가장 행복하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공연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보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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