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지원사업, 민관협치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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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원 디앤아이사회적협동조합 대표

지역사회에는 다양한 모임과 단체가 있다. 취미·운동모임이나 시민단체부터 국가에서 정기적으로 경제 지원을 받는 단체까지 스펙트럼이 넓다. 건강한 지역사회 발전과 풀뿌리 민주주의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나 중간 지원조직은 이런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민간 공모 및 위탁사업 방식으로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민간 단위에 직접 투입되는 예산 규모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국가정책이나 지역사회 입장에서 보면 중요한 발전이다. 특히 발전 속도 측면에서는 괄목할 만하다. 그러다 보니 부작용도 적지 않다. 첫 번째로 비용 효율의 측면을 평가해야 한다. ‘눈먼 돈’이라는 극단적인 표현도 있다. 예산을 배정하는 쪽은 수탁자의 사업 진행을 예산 사용 규정과 모니터링 등으로 관리하지만 사업의 가짓수가 많아 공백도 있어 보인다. 사업 결과의 평가보다는 영수증과 사진 등의 증빙에 관리의 무게를 두는 듯하다. 두 번째로 사업비를 받기 위해 사업을 만드는 경우다. 심하게는 사업을 위해 단체를 만드는 경우도 보게 된다. 앞뒤가 바뀐 형국이라 시민사회의 성숙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척도다.

지원사업이 민간 협치를 원만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사업역량’과 ‘행정업무’의 수준을 높여야 할 것이다. 사업은 공시부터 제출된 제안서 평가 및 선정까지가 전반부다. 이후 실제 사업 운영과 정산 등의 결산까지로 마무리된다. 전반부에서 중요한 것은 사업역량에 대한 입증과 판단이다. 제안서를 꼼꼼히 살피면 어느 정도 파악은 된다. 후반부는 결과에 대한 평가다. 현재는 비용 관리의 측면이 강조돼 있으나 점차 실제 산출물이나 진솔한 평가서에 중점을 둬야 할 것이다. 행정업무를 중요시하는 것은 이런 과정을 꼼꼼하고 깔끔하게 정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산이 수반되는 지역사회 활동이 민간 협치의 꽃이 되기 위해서는 지원사업을 대하는 선의의 관점을 옹골차게 지켜야 한다. 이와 더불어 사업을 통해 지역사회를 건실하게 꾸려 가기 위한 사업 기획 및 운영 능력을 개발하고, 행정업무를 원만히 처리해 민관이 상호 신뢰의 기회로 삼기를 기대해 본다.

박태원 디앤아이사회적협동조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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