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교육청 ‘학군 조정계획’ 미반영... “안일한 준비로 망쳐” 비판 쏟아져
인천 송도·영종·청라 신도시 중·고교의 과밀학급 해소를 위한 학교 신설 계획이 무산한 이유가 인천시교육청이 당초 교육부가 제시한 ‘학교군 조정 계획 검토’를 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시교육청이 탈락을 예견하고도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됐다.
30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열린 교육부·행정안전부 공동투자심사에서 송도국제도시 6·8공구에 설립할 해양2중과 해양3고 모두 통과하지 못했다. 해양2중은 ‘과대·과밀해소계획 누락’과 ‘원도심학교 종합검토’를 이유로, 해양3고는 ‘학교군 조정계획 및 과대·과밀해소계획 누락’과 ‘원도심학교 종합검토’를 이유로 각각 탈락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7월 열린 중투심에서 송도 첨단1고와 청라5고 등의 신설안을 학군 조정계획 검토 등을 이유로 반려했다. 시교육청이 학군 조정계획을 완료한 후 중투·공투심에 이들 학교 신설안을 올렸다면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조현영 인천시의회 교육위원회 부위원장은 “시교육청이 교육부의 조건을 맞췄다면 탈락의 고배를 들지 않았을 것”이라며 “시교육청의 안일한 준비가 송도·영종·청라 중·고교 과밀학급 문제 해결을 망친 셈이다”고 지적했다.
송도·영종·청라 신도시 중·고교 신설에 제동이 걸리면서 이곳 중학교는 과밀학급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게 됐다. 특히 고교는 학군 조정을 하더라도 신설학교가 없기에 원거리로 배정하는 학생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기준 인천 지역 중학교는 전체 2천853학급의 56.2%인 1천604학급이 과밀학급이다. 고등학교는 3천62학급 중 532학급인 17.4%가 과밀학급인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중학교 3학년인 황금돼지띠들(2007년생)이 내년이면 모두 고등학교에 입학한다는 점도 문제다. 당장 인문계 고교의 입학 인원수를 늘리지 않으면 상당수의 학생이 울며 겨자 먹기로 원거리 지원을 하거나, 특성화고에 입학해야 할 수도 있어서다. 시교육청은 학군 조정계획을 위한 용역 결과가 내년 1월에 나오면 교육부의 조건을 맞춰 같은 해 2~3월 신도시 중·고교 신설안을 중투·공투심에 올리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올해 신설안을 올렸던 학교들이 2026년 3월 개교가 목표였다는 점에 비춰 그 이후에나 신설이 가능, 당장의 위기를 해결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군 조정계획에 대한 용역이 진행중이어서 이번 신설안에 반영하지 못했다”며 “내년 1월 학군 조정계획에 대한 용역 결과가 나오면 바로 준비해 학교 신설안을 교육부에 제출할 방침”이라고 했다.
주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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