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공항 패스트트랙 서비스... 늦었지만 허용해야

인천국제공항의 패스트 트랙 서비스 도입에 대한 정부·인천공항공사 간의 조율이 마무리 단계라고 한다. 패스트트랙은 공항에서 비즈니스 등 프리미엄 승객 등에게 제공하는 신속 출국 서비스다. 현재는 일반 여객들과 같이 출국장에 줄을 서는 비즈니스 승객 또는 유료 패스트트랙 신청 승객을 별도 동선으로 빼내 보안검색 및 출국심사 시간을 줄여주는 것이다. 인천공항은 세계 최상위권 공항이지만 아직 이런 서비스가 없다. 2001년 개항 때부터 정부가 위화감 조성 등을 들어 이 서비스의 도입을 허용하지 않았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3년째 얼어붙었던 세계 항공시장은 이제 본격 회복 단계에 올라 있다. 이를 계기로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올 상반기부터 인천공항에 패스트트랙 서비스를 도입하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 국토교통부도 최근 패스트트랙 서비스와 관련, 인천공항 현장을 방문하고 협의하는 등 본격 검토에 들어갔다. 이어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대해 이 서비스 도입의 당위성과 외국 공항들의 운영 사례 등 자료를 요구했다. 국토부는 인천공항공사가 제안한 패스트트랙 서비스 시범운영 계획 등을 검토한 후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조만간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한다.

패스트트랙 서비스는 그간 줄곧 미뤄져 온 인천공항의 숙원사업처럼 돼 있다. 보다 효율적인 출입국 채널을 갖춰 국가 관문 공항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대외 교역 중심의 국가경제 구조에서 신속한 출입국 서비스를 제공하고 외국의 투자유치를 지원한다는 차원의 서비스다. 세계 20대 공항 중 패스트트랙을 운영하지 않는 곳은 인천국제공항이 유일하다고 한다. 특히 베이징, 나리타, 홍콩, 싱가포르 등 동북아 경쟁 공항들에서는 일찍부터 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제선 환승 여객 유치 등 본원적 공항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서비스다. 투자유치나 무역 활동을 위해 한국을 찾는 외국 기업인 승객에 대한 1차적 편의 제공이라는 측면도 있다.

패스트트랙은 일반 여객들에게도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보안검색이나 출입국 심사 수요가 분산돼 출입국 혼잡도나 대기 시간을 줄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공항공사는 패스트트랙 운영에 따른 수익을 교통약자 지원 또는 사회공헌사업 등에 재투자할 계획이다. 아직도 사회적 위화감 조성이나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일부 부정적 의견이 있다고 한다. 사회주의 국가의 공항들에서도 아무 탈 없이 운영하는 패스트트랙이다. 보다 나은 서비스를 받고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을 불평등이라고 할 수는 없다. 철도공사가 운행하는 KTX에도 특실이 있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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