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AutoLand 화성과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기지역본부가 ‘기아 ECO 서포터즈’와 친환경 교육 및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11월 첫째 주 소개할 팀은 김혜일(24), 이다경(23), 우연주(23), 김지원(21), 손다혜(19) 학생으로 구성된 ‘오블’이다. 이들은 ‘폐배터리는 죽으면 무엇을 남길까?’라는 보고서로 폐배터리의 재사용 및 재활용 문제를 풀어냈다. 이하 오블 팀이 작성한 글.
■ 폐배터리 재사용은 어떻게 이뤄질까?
재사용은 재활용보다 에너지와 쓰레기가 훨씬 덜 나오는 방법이다. 전기차 폐배터리의 재사용은 한 번 사용된 배터리를 수거 및 반납한 후 잔존 용량 수명이나 배터리 건강 상태 등에 따라 원래 목적으로 다시 사용하는 방식이다. 재사용된 배터리는 중고 배터리에서 파생된 또 다른 상품으로서 거래가 가능해진다.
재사용에는 여러 방법이 있다. 전기 자동차 배터리는 엄격한 품질 검증을 거쳐 출시되고 에너지 밀도가 높아 에너지 저장 장치 ESS, 저속 전기차 배터리 등 다양한 용도로 재사용이 가능해진다. 배터리 성능 저하로 ESS로 재사용이 어려운 배터리는 전기스쿠터, 초소형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로 다양한 소형 기기에서 다시 사용할 수 있다. 에너지 저장 장치 ESS(Energy Storage System)란 전력 시스템과 신재생에너지 발전원에서 나오는 전기 에너지를 공급하는 시스템이다. 내년 10월부터 전기차에 쓰이는 리튬이온배터리를 폐기하지 않고 ESS 등에서 재사용하는 개정 공포안이 의결되면 자원 순환 제고 및 비용 절감 등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폐배터리를 활용한 ESS 시스템은 태양광과 풍력 발전 시스템 등 신재생 에너지 보급 확대와 함께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ESS 분야에 주로 사용된다. 전기차 폐배터리로 만든 ESS 시스템으로 저장하고 다시 외부로 전력을 공급하는 친환경 발전소로도 사용할 수 있어서 앞으로 새로운 폐배터리를 활용한 미래 사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 폐배터리 재활용은 어떻게 이뤄질까?
재활용이란 분리, 기계적 파쇄와 분쇄, 화학 처리 등의 과정을 통해 수거된 폐배터리에서 니켈(Nickel), 코발트(Cobalt) 등의 가치 있는 금속을 추출하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폐배터리 재활용으로 전기차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의 약 7%를 절감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가치 있는 금속을 추출하기 위해서는 전처리 공정이 필요하다. 방전된 폐배터리를 비활성화(Deactivation)한 뒤 물리적으로 해체해 철, 알루미늄으로 이뤄진 부품을 회수하고, 이후 기계적 파쇄·분쇄를 통해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이 가루 형태로 혼합된 검은색 분말 ‘블랙 파우더(Black Powder)’를 제조한다.
전처리 공정 후 재활용 기술은 다시 건식 공정, 습식 공정, 다이렉트 리사이클링(Direct Recycling) 3가지로 나뉘며, 후처리 공정이라고 불린다. 건식 공정에선 폐배터리의 고온 용융 환원 과정을 거쳐 니켈, 코발트, 구리 등을 추출한다. 습식 공정은 전처리를 통해 제조된 블랙 파우더를 산에 녹여서 정제 화학물 또는 금속 등의 형태로 회수하는 방식이다. 마지막으로 다이렉트 리사이클링은 양극 활물질을 재생 양극 활물질로 만들어 실제 부품에 적용하는 것으로, 아직까지 해당 방법으로 양산에 돌입한 사례는 없다고 알려져 있다.
배터리 원료 중 전지 1t당 평균 니켈 87kg, 코발트 229kg, 탄산리튬 91kg 가 추출되며, 흑연, 구리, 망간, 알루미늄 등 전지 원료의 95%를 재활용할 수 있다. 특히 니켈과 코발트의 경우 한정된 자원량에 비해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이를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며, 폐배터리 재활용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 각 국가들은 폐배터리를 얼마나 수거하고 있을까?
한국에서 폐배터리는 2022년부터 거래가 가능하나 폐배터리가 거의 재활용되지 않고 있다. 정부가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지급하고 거래를 차단했기 때문이다. 갈 곳이 없는 폐배터리는 모두 제주테크노파크 전기차 배터리 산업화 센터에 쌓여 있다. 지금도 매주 평균 5개의 중고 배터리가 창고에 들어온다.
선례가 있는 유럽 지역에서는 매년 자동차 배터리 80만t, 산업용 배터리 19만t, 일반 소비자용 배터리 16만t이 소비되고 있다.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유럽 29개국의 누적 수거율은 아이슬란드(663.2%)가 가장 높았고, 8번째 오스트리아(448.9%),15번째 프랑스(365.1%) 등 순으로 나타났다.
■ 폐배터리 재사용 및 재활용이 증가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국가 표준 정립 및 재활용 시스템 구축에 관한 정책이 필요하다. 중국과 유럽의 앞선 폐배터리 시장 활성화 및 주도권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 역시 폐배터리 시장 조성 및 시스템 구축이 요구된다. 미국은 정부 배터리 기업 육성 보조금 지원을 통해 배터리 재활용 산업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뒤처진 배터리 재활용 산업을 활성화해야 한다. 지금까진 환경공단의 자체 기준으로 안정성을 검사해왔으나, 폐배터리에 대한 안전성 및 성능 평가를 위한 정부 표준 기준이 필요하다.
전기차 보급 확대로 폐배터리 수가 급증하고 있어 폐배터리 시장 확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고려아연의 ‘건·습식 융합공정’과 SK이노베이션의 ‘리튬 우선 추출 기술’ 등이 개발됐으나 관건은 상용화다. 실제 수익으로 이어지기엔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다른 나라 기업들의 기술력 또한 꾸준히 발전한다는 점에서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이 필수라는 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기업의 기술이 하루빨리 상용화될수록, 국내 폐배터리 적치 문제 해소 또한 빠르게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적, 기업적 차원의 노력뿐 아니라 전기차 소유주가 미래 폐자원 거점수거 센터로 폐배터리를 반납하는 개인적 차원에서의 노력도 필요하다.
글·사진=기아 AutoLand 화성 2022년 기아 ECO 서포터즈 ‘오블’ 팀
정리=송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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