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지사의 부인 정우영 여사가 한 행사에 참여했다. 27일 열린 ‘경기도 시·군 대항 장애인 합창대회’다. 행사 장소는 수원시 인계동에 있는 경기아트센터다. 모처럼의 행사 참여라서 도 비서진이 간단한 의전을 권했던 것 같다. 이에 정 여사가 과도한 의전을 안 받겠다고 했다. 차량에 대해서도 “조용히 택시를 타고 가겠다”고 거듭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최 측에서 현장 준비 요원들의 혼선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 결국 택시 이용 뜻은 철회됐다.
공식 행사 참여가 뜸한 정 여사가 장애인 행사에 참석한 것 역시 주목을 끌었다. 행사를 주관한 경기도 장애인복지과도 예상하지 못한 참관이었다고 한다. 도의회 의장 등과 함께한 귀빈 차담 자리에서는 ‘조용히 있겠다’고 했다. 본 행사가 시작된 뒤에는 모든 참가자들의 경연을 보며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이 얘기는 도 장애인복지과 등 실무자들 입을 통해 뒤늦게 알려졌다. 일주일이 지나도록 정 여사는 물론, 김 지사도 아무 언급 없이 조용히 지나갔다.
현직 도지사 부인에 대한 의전은 규정에 없다. 전담 직원을 두거나, 전용 차량을 쓰거나, 사적 업무를 보는 일이 다 그렇다. 하지만 현실에서 제공되는 편의는 흔히 있다. 공식 행사에, 도지사 부인 자격으로 참여하는 행사는 그렇다. 민선 8기까지 6명의 도지사 부인이 그 정도의 편의는 다 제공받았다. ‘혼자 택시 타고 가겠다’는 주장이 과민해 보이는 측면도 있다. 행사에서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것도 당연한 에티켓일 수 있다. 그런데도 얘깃거리가 된다.
그렇지 못했던 전례 때문이다. 전임 도지사 부인의 경우 과한 의전이 많이 있었다. 5급 공무원을 지사 부인 전담 비서로 채용했다. 도청 내 약국에 대리처방까지 시켰다. 체어맨 관용차는 당연하듯이 사용했다. 초밥·소고기·패스트푸드 등을 법인 카드로 샀다. 대선 과정에서 ‘도지사 부인의 국무총리급 의전’이란 말이 나왔다. 지사 퇴임 이후에 경기도 감사까지 받았다. 경찰이 수사했고,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다. ‘택시 타고 가겠다’는 주장과 많이 다르다.
그뿐인가. 전·현직 대통령의 부인 구설도 그치지 않는다. 현직 대통령의 부인은 야권의 표적에서 벗어 나질 못한다. 논문 표절 의혹, 주가 조작 잡음, 도사 연관 의혹 등이 있다. 법적 책임의 유무를 떠나 의혹의 빌미를 준 것은 맞다. 전직 대통령의 부인도 의상 과다 구입 논란에 호화 외유 논란까지 휘말리고 있다. 이 역시 법률적 판단을 떠나 구설의 출발은 팩트다. 비난의 대상은 정파에 따라 다르겠지만 국민 다수에 주는 ‘지도층 부인 피로감’은 매한가지다.
김동연 지사 부인의 지극히 당연한 요구와 평범한 언행이 미담으로 바꾸어 회자되는 이유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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