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반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했다는 소식에 많은 이들이 또 한 명의 ‘K-클래식 스타’의 등장이라며 열광했다.
지금도 여러 공연장에서 수많은 연주자들이 무대를 오르내리고 있는 가운데 임윤찬같이 새롭게 티켓파워를 갖는 연주자의 등장은 공연기획사들과 공연기획자들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소식일 수밖에 없다.
몇 주 전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내한공연은 티켓 오픈 3분 만에 전석 매진되는 티켓파워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줬다.
매년 들려오는 세계적인 권위의 콩쿠르에서 대한민국 연주자들의 우승 소식은 이제 일상이 됐고 대한민국이 세계 클래식음악의 중심이 됐다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그러나 이를 보는 많은 공연 관계자들은 복잡한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국내의 클래식 공연 시장만큼 명암이 크게 교차하는 곳도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요즘 클래식 스타들의 공연 티켓은 한 장에 10만원이 훌쩍 넘어 가면서 일반 서민들에게는 그 문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4인 가족이 함께 즐긴다면 연간 행사인 휴가비와 맞먹는 예산이 들 수도 있다.
그럼에도 현재 공연 시장에는 이미 팬덤이 형성돼 매진은 순식간에 일어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는 일부 스타 연주자에게만 국한된다는 사실이 어두운 단면을 보여준다.
이런 가운데 1970, 80년대 급격히 늘어난 음악대학은 실업률이 가장 높은 곳이 돼 갈수록 지망생이 줄어들고 있다. 지금 클래식음악 시장은 오직 엘리트 예술가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그래도 우리 주변에는 도립예술단, 시립예술단의 이름으로 지역에서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적 예술단체들이 내일의 임윤찬을 발굴하기 위해 예술가들을 무대에 올리며 시민들에게 아름다운 예술작품을 선보이고자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또 공공단체나 기관들은 수익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영화 한 편 볼 수 있는 가격으로 문턱을 낮춰주는 합리적인 티켓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지역 프로축구팀 경기에는 관심도 없으면서 국가대표 경기만 응원하는 이들을 축구팬이라 할 수 없듯이 K-클래식의 위상은 우리 지역 시립교향악단의 공연부터 응원하며 감동 받을 때 더욱더 저력을 갖게 될 것이다.
류성근 성남아트센터 예술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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