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베트남에서 어디서 본 듯한 식물을 맞이했다.
낯익은, 어디서 봤더라…아하! 귀화식물인 도깨비가지구나. 같이 간 베트남 친구에게 혹시 이 풀을 아냐고 물어보니 베트남에서는 치통에 쓰인다고 한다. 아하! 그렇구나. 이 풀도 쓰임이 있었구나.
북미 원산의 귀화식물인 도깨비가지는 1978년에 국내에서 처음 보고됐고 2002년에 ‘생태계교란생물’로 지정됐다.
‘생태계교란생물’이란 유입주의 생물 및 외래생물 중 생태계의 균형을 교란하거나 교란할 우려가 있는 생물 또는 유입주의 생물이나 외래생물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생물 중 특정 지역에서 생태계의 균형을 교란하거나 교란할 우려가 있는 생물이 대상이다.
이름만 들어도 왠지 무시무시하고 아무짝에도 쓸모없게 느껴진다. 실제로 이 식물의 줄기에는 가시가 있어 찔리면 아프고 식물자체에 독성이 있어 소나 말도 먹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번식력은 굉장히 강해 다른 나라에서도 요주의 생물로 구분되기도 한다.
대부분의 귀화식물이 그렇듯 척박한 땅에서도 잘자라고 더위에 강하고 가뭄에 대한 내성도 있다. 이렇다 보니 개발지에서 많이 발견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는 34종의 생태계교란생물이 지정돼 있다. 이들은 목적을 두고 수입하거나 개인이 키우다 버려지거나 여러 경로를 통해 유입된 동∙식물이다. 해서 이들을 제거하기 위한 사업들이 펼쳐지고 있다. 우리나라에 들어오고 싶어 들어온 것이 아닌데 들여와 놓고 쓸모없어 지니 제거하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우리나라 생태계와 맞지 않으니 피해를 주기도 하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이들이 정착해서 살 수 있게 된 원인을 분석하고 그에 맞는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점은 매우 아쉽다.
한 예로 10여년 전 수원의 하천에서 나일틸라피아라는 물고기가 조사됐다. 나일틸라피아는 아프리카 태생으로 1955년 태국에서 수입하여 양식을 했다. 양식을 위해 수입한 물고기가 어찌된 일인지 하천에서 번식을 하게 된 것이다. 나일틸라피아는 10℃가 되는 낮은 수온에서는 살지 못한다. 우리나라 겨울철 하천의 수온에서는 살지 못하는 것이다.
원인을 찾아보니 하천유지용수를 위해 방류된 처리수의 온도가 따뜻하여 겨울동안은 방류구 근처에서 살다가 수온이 따뜻해지면 이동을 하는 것이었다. 이는 방류수의 온도를 낮추면 되는 일이라 처리하는 기업과 행정과 논의를 하여 겨울동안만 처리수를 낮추는 처리를 했다. 지금 수원의 하천에는 나일틸라피아는 살고 있지 않다.
사실 생태계를 파괴하거나 교란시키는 일이 지정된 생물에게 국한되는 일은 아니다. 무분별하게 제거하는 일은 자칫 역효과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고 처리해야 안정된 생태계를 지키는 일이 될 것이다.
홍은화 수원환경운동센터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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