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연평균 5천명 ↑ 이용 못해... 휴직계·학원 돌리기 등 대처 막막 도교육청 “지자체와 확대 노력”
수원특례시에 사는 직장인 A씨(37·여)는 내년이면 학교에 가는 딸 때문에 육아휴직을 고민하고 있다. 딸이 갈 초등학교의 방과 후 돌봄교실이 워낙 경쟁이 치열해 쉽게 들어가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A씨는 “아이 아빠가 휴직을 하긴 어려우니 나라도 휴직계를 내야 하나 생각하고 있다”며 “작년에도 예비번호가 50번이 넘어갔다는데, 추첨으로 뽑다 보니 된다는 보장이 없어 너무 고민스럽다”고 토로했다.
화성시에 사는 맞벌이 학부모 B씨도 초등학교 2학년인 아들이 당장 내년부터 돌봄교실을 갈 수 없어 급하게 학원을 알아보고 있다. B씨는 “3학년도 아직 저학년인데, 아이가 학원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퇴근시간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하니 답답한 심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경기도의 방과후 돌봄 교실이 부족해 연 평균 5천명이 넘는 아이들이 돌봄교실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교육청은 돌봄교실의 필요성은 인지하고 있지만, 공간 부족 등의 이유로 돌봄교실을 마냥 늘릴 수 없어 고심하고 있다.
12일 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현재 지역 내 초교 1,2학년 대상의 돌봄교실은 2천980곳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수요에 비해 턱 없이 부족한 공급으로 해마다 수천명의 학생들이 돌봄교실을 신청하고도 이용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교육부의 돌봄교실 수용 인원 자료를 보면 2020년 지역 내 돌봄교실 신청자 6만7천482명 중 5천975명은 돌봄교실을 이용하지 못했다. 지난해에도 6만9천759명이 돌봄교실을 신청했지만 7천264명이, 올해도 6만9천560명의 신청 학생 중 3천784명은 돌봄교실에서 탈락했다. 인천시교육청이 해마다 신청 인원을 넘어서는 돌봄교실 수용률을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도교육청은 이 같은 돌봄교실 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올해 초 2천940곳이던 돌봄 교실 수를 지난 9월1일자로 2천980곳까지 늘렸지만, 여전히 미수용 학생 수는 수천명에 달하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도교육청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돌봄교실을 위해서는 별도의 공간을 확보해야 하는데, 돌봄 수요가 높은 지역이 주로 과밀학급 지역인 경우가 많아 공간 확보 등이 쉽지 않아서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돌봄교실을 계속 늘려가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며 “신청한 아이들을 모두 수용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돌봄교실을 확대하고 지자체와 연계한 돌봄교실도 늘려나가겠다”고 말했다. 다만 돌봄교실 이용 가능 학년 확대에 대해서는 “1,2학년도 지금은 다 수용하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1,2학년부터 확대를 하고 3학년은 학교의 신청을 받아 아이들이 학교에 머물 수 있는 형태의 돌봄교실을 활용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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