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핼러윈 참사’ 여파…빼빼로데이에도 유통업계 ‘잠잠’

애도 분위기 여파 유통계 마케팅 축소... 수원·성남 등 술집들도 ‘이벤트’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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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빼로데이를 하루 앞둔 10일 오후 수원역 매산로테마거리 과자점 판촉 매대에 빼빼로가 진열돼 있다. 조주현기자

유통계 대목 ‘빼빼로 데이(11월11일)’가 다가왔지만 올해는 이태원 핼러윈 참사의 영향으로 비교적 ‘조용한 마케팅’이 벌어지고 있다.

빼빼로 데이를 이틀 앞둔 지난 9일 저녁 수원역의 A주점. 올해 처음 장사를 시작한 이 매장은 손님을 모으기 위해 테이블마다 빼빼로를 하나씩 주는 이벤트를 계획했지만, 최근 벌어진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행사를 취소했다. A주점 관계자는 “국가적으로 애도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어 우리만 ‘기념일’이라는 듯한 즐거운 마케팅을 할 수가 없었다”며 “영업 피해는 보더라도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수원 인계동에서도 약 5곳의 주점을 방문했지만, 빼빼로 데이 행사를 기획한 곳은 단 1곳도 존재하지 않았다. 성남 모란에 위치한 B주점 역시 테이블마다 소주 하나를 시키면 한 병을 더 주는 1+1 행사를 계획했지만, 사회적 애도 분위기가 지속돼 이를 취소했다.

매년 빼빼로 데이가 다가오면 이른바 ‘공격적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를 자극했던 편의점 업계도 올해는 잠잠한 분위기다. 예년까지는 홍보용 입간판과 판촉 매대 등을 진열해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을 해 새 제품을 출시하거나 경품 이벤트를 열어왔지만 이번은 다르다.

CU·GS25·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3사는 사회적 애도 분위기를 고려해 빼빼로 데이 관련 행사를 전면 축소해 진행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CU의 경우 점포 외부에 화려하게 빼빼로를 진열하기 보단 점포 내부에 진열하는 정도로 판촉 행사를 진행하고 있고, GS25는 각 점포 위주로 나레이터 모델 등이 포함된 홍보물을 배포하는 등 마케팅을 진행했지만 올해는 진행하지 않았다.

수원특례시 장안구에서 CU편의점을 운영하는 송영선씨(63)는 “국가 애도기간이 끝난 이후 내부 진열을 시작하라는 본사 권고가 있었다”며 “예년 같았으면 11월이 되자마자 특수를 앞두고 매장 내·외부에 화려하게 진열했을텐데 올해는 그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사회적 애도 분위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올해 연말까지는 유통업계들은 화려하거나 시끌벅적하지 않은 소극적 마케팅을 이어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정규·이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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