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사랑방·도서관... 일상 속 참여·교류의 장 만든다
삶을 살아가면서 만들어 내는 문화, ‘생활문화’가 주목받고 있다. 생활문화는 일상 속에서 시민이 행하는 자발적 문화활동을 모두 포괄한다. 그 끝엔 생활문화를 통해 시민의 역량을 키우고, 지속가능한 사회·가치가 구축된다는 목표도 있다. 경기도에서도 지난 2014년 ‘경기도 생활문화 진흥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면서 본격적으로 생활문화 활성화 움직임이 시작됐다. 그중 경기문화재단은 생활문화센터를 통해 지역과 일상에서 생활문화의 꽃이 활짝 피어나도록 역할을 하고 있다. 기초재단과 지자체, 민간단체와 협업해 생활문화 사업을 진행하며 생활문화의 꽃을 피우는 경기문화재단의 생활문화 사업을 살펴봤다.
■ 문화의 일상화... ‘생활문화’ 곳곳에서 활성화
생활문화의 등장은 1990년 ‘문화발전 10개년 계획’ 수립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문화향유 확대와 문화복지 증진의 관점에서 최초로 등장한 이후 문화향유를 위한 인프라 구축 등 문화 복지의 개념을 지나 점차 참여적인 문화활동이 강조되기 시작했다. 특히 특정한 공간에서 이뤄지는 문화활동만이 아닌 생활 속에서의 문화활동을 활성화하자는 ‘문화의 일상화’ 정책이 강조되면서 곳곳에서 생활문화 역량을 키우기 위한 움직임이 일어났다.
경기도는 생활문화 진흥에 한발 앞서 나갔다. 2014년 ‘지역문화진흥법’ 제7조에 따라 ‘경기도 생활문화 진흥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고, 2015년 4월 광역문화재단 중 가장 먼저 생활문화팀을 신설해 생활문화정책에 대한 방향성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현재도 생활문화 활동에 관심 있는 민간단체 활동 지원 확대를 통해 경기도 생활문화 거점 확산, 생활문화 거점인 문화원, 문화의 집, 생활문화센터 교류 강화로 일상 속의 생활문화 정책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특히 2016년부터 생활문화 플랫폼 사업을 통해 지역 내 민간에서 운영하는 생활문화 거점공간 등 특성화 공간을 지원하고 생활문화 기획자와 디자이너 양성 등 지역의 자발적 생활문화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경기문화재단은 지난 2019년 경기상상캠퍼스 생생 1990을 경기생활문화센터로 조성해 도민의 생활문화 활성화 지원사업과 유관기관 교류 및 연계 사업, 지역주민 활용 공간 제공 등의 역할을 하고 있다.
■ 경기문화재단, ‘광역재단’ 역할... 지역 생활문화 연계·구축에 주력
경기문화재단은 지난해부터 특히 광역재단으로서의 역할 구축과 확장에 나섰다. 생생1990을 중점 공간으로 생활문화센터를 운영하며 누구나 쉽고 편하게 이용하고 지역주민의 자율적인 활동이 가능한 지역주민 활용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수행 중이다. 생활문화센터는 특히 경기도민, 주민과의 긴밀한 접점이 가능해 생활 의제를 담은 소통의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센터 운영뿐만 아니라 기초단위에서 생활문화를 발굴하고 민간이 연계할 수 있게 돕는 광역으로서의 지원 사업은 특히 눈에 띈다. ‘일상 속에서 누리는 생활문화’를 비전으로 광역재단으로서 광역형 생활문화 교류와 확산 연계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역단위의 직접 공모사업은 기초단위에서 시행하도록 단계적으로 이관하고 광역-기초-현장 구조의 하향식 전달체계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에 기초단위의 생활문화 유관기관, 민간단체와 협업하는 구조를 바탕으로 지역 생활문화 현안을 기본으로 하는 지역 맞춤형 생활문화 모델을 개발 중이다. 올해 사업엔 군포문화재단, 광명문화재단, 안산시 문화플랫폼 열무 외 4개 단체, 고양시의 문화기획협동조합 별책부록 외 3개, 양주777생활문화센터, 한국문화의집협회 경기지회, 경기도문화원연합회 등 7개의 기관 및 민간단체가 참여해 지역의 생활문화를 한층 더 풍성하게 활성화하고 있다. 12월18일에는 올해 생활문화 사업을 시행한 기관·단체가 모두 모여 교류하고 자신들의 생활문화를 선보이는 교류의 장을 선보인다.
인터뷰 최진호 경기문화재단 생활문화팀장 문화 향유 넘어… 시민 양성 ‘온힘’
그렇다면 왜 생활문화가 중요할까. 최진호 경기문화재단 생활문화팀장(생활문화센터장)은 그 해답을 몇 가지 키워드로 정리했다. ‘일상에서’ ‘자발적으로’ ‘기획과 협력을 통해’ ‘문화향유를 넘어 문화시민 양성, 육성’ ‘타인과 타 공동체와의 소통 및 관계 형성’ ‘공동체 활성화 및 문제 해결’이다. 최진호 팀장은 “생활문화는 주민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문화적 활동으로 문화생활 그 자체로서의 행위보다는 관계와 일상에 집중하게 한다. 이렇다 보니 나에 대한 친절과 존중과 애정은 물론 타인에 대한 상호협력적 공동체 의식이 생기는 구조”라며 “결국 이런 관계들이 각박한 사회에 온기를 불어넣고, 사회적으로 여러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의 치유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Q. 왜 생활문화 역량을 키워야 하는가.
A. 생활문화 사업을 통해 개인의 행복 추구는 물론 지역사회 활성화, 나아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도 가능하게 한다. 생활문화 역량은 상대와의 다름을 이해하고 자아 존중감으로 나아가는 좋은 방향을 제시해준다. 보통 40대 여성들이 생활문화 사업에 많이 참여 하신다. 집에만 계시다 관계를 형성하면서 자기 존중심을 갖고 타인과의 다름을 알아가더라. 이런 경험이 하나둘 모이면 크게 사회적으로 하나의 선순환이 될 거라 본다.
Q. 개인의 삶이 중요한 시대다. 지금 생활문화가 더욱 중요한 이유가 있나.
A. 혼자 즐길 수 있는 생활문화가 있긴 하지만 결국엔 문화라는 것은 관계가 형성되는 것이다. 공동체를 만드는 네트워크는 삶을 살아가는 데 큰 힘을 준다. 이런 공동체 네트워크와 공유할 수 있는 게 생활문화다.
Q. 경기도에도 생활문화센터가 지역마다 산재해 있는데 역할이 무엇인가.
A. 2014년 6개소에서 시작해 올해 현재 기준 17곳이 운영 되고 있다. 기초문화재단이나 문화원, 시청 등 운영 주체가 다양하다.
이제 생활문화센터의 개념이 예전처럼 공간을 크게 짓는 것 보다, 자기 주변의 작은 생활권에서도 쉽게 갈 수 있는 공간으로 역할이 바뀌고 있다. 공간을 잘 활용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들어가도 돼” 하면서 아직 거리감을 느끼시는 분들도 많다. 아직 소수의 문화인 셈이다. 누구나 가도 되고, 누구나 쉬어도 되는 대중적인 공간, 많은 이들이 즐기는 공간으로 인식되길 바란다.
Q. 경기문화재단 생활문화센터가 앞으로 광역단위로 어떤 기능을 할지 궁금하다.
A. 재단의 생활문화정책 확대를 위해 거점형 역할을 하는데 경기권역의 네트워크가 쉽지 않는 등 애로점이 있기도 하다. 기초단위의 생활문화센터와의 협력에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재단 예산과 인력의 한계 등도 있다. 다만 앞으로는 도민의 수요를 바탕으로 더 작아져 가는 생활권 내에서의 생활문화 접근성을 높이고자 한다. 또 '경기도형 생활문화 플랫폼' 지속가능한 생활문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방식을 다각화 해 더 많은 생활 문화 주체들을 대상으로 펼쳐나갈 예정이다. 도내 기초단위 지자체와 재단 등과 협력해 네트워킹과 현장의 이슈 도출을 통해 실질적으로 생활문화 정책의 기틀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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