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별리그 H조서 우루과이·포르투갈·가나 등 강호들과 ‘격돌’ ‘손흥민 변수’ 극복·1차 우루과이전 결과가 목표 달성 좌우
한국 축구가 ‘지구촌 꿈의 球宴’ 2022 카타르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서 12년 만에 사상 두 번째 원정 16강 진출을 위한 ‘아름다운 도전’을 시작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FIFA랭킹 28위)은 오는 21일 개막하는 사상 첫 겨울 월드컵에 아시아 국가 최초이자 세계 6번째로 10회 연속 본선에 진출, 조별리그 H조에서 13위 우루과이(24일), 60위 가나(28일), 9위 포르투갈(12월3일)과 차례로 격돌한다.
객관적인 전력상 한국의 1승 제물로는 가나가 유력할 뿐 전통의 남미 강호인 우루과이와 우승후보로 거론되는 포르투갈은 쉽지 않은 상대가 분명하다.
예년과 달리 해외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의 일정 때문에 국내에서 소집훈련을 하지 못하고 막바로 출국한 대표팀은 지난 14일 ‘결전지’ 카타르에 도착, 도하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우루과이전에 대비한 막바지 전술 훈련에 전념하고 있다.
대표팀은 구심점인 ‘캡틴’ 손흥민이 지난 2일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경기 중 안와골절을 입고 수술한 데다 미드필더 황희찬(울버핸턴)과 수비수 김진수(전북)가 햄스트링 상태가 좋지 않아 걱정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손흥민이 지난 16일 대표팀에 합류하면서 출전 여부와 관계 없이 팀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고 있고, 어린 선수들을 더 단단하게 묶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한국이 16강 진출을 이루기 위해서는 24일 오후 10시(한국시간)에 치를 우루과이와 1차전에서 최소 비기거나 이겨 승점을 얻는 것이 급선무다. 이 경기에서 승점을 획득하고 두 번째 경기인 ‘1승 상대’ 가나전을 승리로 이끈다면 조 2위까지 주어지는 16강 진출의 희망을 기대할 수 있다.
현재의 상황은 좋지 않다. 부상 중인 손흥민, 김진수 외에 ‘공격의 핵’인 스트라이커 황의조(올림피아코스)와 황희찬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어서 벤투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벤투 감독은 그동안 포백 기반의 4-1-4-1 전술을 주로 사용해 왔다. 하지만 지난 11일 국내파 위주로 출전한 아이슬란드와의 마지막 평가전에서는 쓰리백의 3-4-3 포메이션을 처음으로 실험해 월드컵에서의 플랜B를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다.
손흥민의 1차전 출전이 불투명하고 그동안 주전으로 뛰었던 일부 선수들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닌 상황에서 선발 라인업에 변화가 불가피한 벤투 감독이 어떤 카드를 꺼내들지 관심사다.
이변이 속출하는 월드컵에서 태극전사들이 보낼 낭보를 기대하는 축구팬들의 관심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
우루과이·가나 ‘수비 약점’… 포르투갈 ‘조직력 약화’
■ 힘·기술 겸비에 신·구 조화 ‘우루과이’
2010년 4강, 2014년 16강, 2018년 8강에 오른 우루과이는 힘과 기술을 겸비한 강호로 조 1위 후보인 포르투갈 못지 않은 전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우루과이는 루이스 수아레스(나시오날), 에딘손 카바니(발렌시아) 등 검증된 공격수에 디에고 고딘(벨레스 사르스필드), 마르틴 카세레스(LA갤럭시), 세바스티안 코아테스(스포르팅) 등이 수비의 핵을 이루고 있다. 여기에 중원의 페데리코 발베르데(레알 마드리드), 수비수 로날드 아라우호(바르셀로나), 공격수 다르윈 누녜스(리버풀) 등 유럽 빅리그에서 활약하는 ‘영건’들이 조화를 이룬다.
미드필더부터 공격진까지 나무랄데 없는 선수들로 구성돼 있지만 수비수들의 고령화에 측면 수비가 다소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한국으로서는 빠른 발을 활용해 이를 적극 공략해야 한다.
■ 젊고 개인기 좋지만 골문 취약 ‘가나’
한국이 1승 상대로 여기고 있는 가나는 H조 최약체로 꼽히지만 평균 연령 24.7세가 말해주듯 패기의 팀이다. 또한 팀 조직력 보다는 개인기 위주로 경기를 펼치는 팀이다.
이번 월드컵을 위해 스페인 21세 대표 출신 이냐키 윌리엄스(아틀레틱 빌바오)와 잉글랜드 태생의 수비수 티리크 램프티(브라이턴) 등을 귀화시켰다. A매치 19골을 기록 중인 간판 골잡이 조르당 아유(크리스털 팰리스), 미드필더 토머스 파티(아스널), 수비수 다니엘 아마티(레스터시티) 등이 핵심 선수로 경계 대상이다.
가나 역시 수비가 취약점으로 지목된다. 수비의 핵인 이두리스 바바(마요르카)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력서 이탈했고, 대표팀 1,2번 골키퍼인 조조 월라콧(찰턴), 리차드 오포리(올랜도)가 모두 부상으로 낙마해 경험이 없는 선수들로 채워졌다.
■ H조 최강 전력 우승후보 ‘포르투갈’
전통의 강호 포르투갈은 H조 1위는 물론, 이번 대회 우승후보로 꼽힐 만큼 호화 멤버를 자랑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만도 10명에 이른다.
세계 최고의 골잡이 중 한명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비롯, 브루누 페르난드스, 디오구 달로트(이상 맨유), 주앙 칸셀루, 후벵 디아스, 베르나르두 실바(이상 맨시티)에 지난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MVP인 하파엘 레앙(AC 밀란), ‘제2의 호날두’로 평가받는 주앙 펠릭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이 호화군단을 이룬다.
하지만 호날두의 기량이 에전만 못하고 스타 선수들이 많은 반면 조직력에서는 시너지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호날두가 소속팀 비난으로 어수선한 분위기고, 한국 대표팀의 사령탑인 벤투가 포르투갈 출신으로 상대를 잘 알고 있는 점은 다행이다.
황선학기자
한국축구 월드컵 영욕의 도전사 2002년 ‘4강 신화’ 영원한 감동
‘아시아의 호랑이’ 대한민국은 지난 1986년 멕시코 대회부터 이번 카타르 대회까지 세계 6번째로 10회 연속 본선이자 통산 11번째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다. 그러나 한국 축구는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와 2010년 남아공 대회 첫 ‘원정 16강’ 진출을 제외하고 해외에서 치른 9차례의 본선 무대에서 예선 탈락해 세계축구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 1954년 스위스 대회(2패)
한국의 사상 첫 본선 진출 대회로, 대표팀은 미공군 수송기를 타고 첫 경기가 열리기 10시간 전 취리히에 도착했다. 그러나 한국은 푸스카스를 앞세운 헝가리에 0대9로 대패했고, 터키와의 2차전서도 0대7로 져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3차 서독전은 상대의 본선 진출 확정과 한국의 탈락 확정으로 치러지지 않았다.
■ 1986년 멕시코 대회(1무2패)
32년 만에 본선 무대에 다시 오른 한국은 아르헨티나와의 1차전에서 박창선이 월드컵 첫 골을 터트렸으나 1대3으로 패했다. 이후 불가리아와 2차전에서 1대1로 비겨 본선 첫 승점을 따냈지만 이탈리아와 3차전서 2대3으로 패해 16강 진출의 꿈은 무산됐다.
■ 1990년 이탈리아 대회(3패)
한국은 아시아지역 1차 예선에서 총 25골을 기록하며 6전 전승을 거둔데 이어 최종 예선서도 3승2무로 2연속 본선에 진출했다. 그러나 본선 첫 경기에서 벨기에에 0대2, 2차전 스페인에 1대3, 3차전 우루과이에 0대1로 져 3전 전패를 당했다.
■ 1994년 미국 대회(2무1패)
‘도하의 기적’으로 본선에 진출한 한국은 스페인과 1차전에서 수적 열세 속 0대2로 뒤지던 경기 종료 5분전 홍명보의 만회골과 서정원의 동점골이 터져 2대2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어 볼리비아와의 2차전을 0대0으로 마친 후 마지막 경기서 독일에 2대3으로 져 16강에 실패했다.
■ 2002년 한·일 대회(3승2무2패)
한국은 폴란드와의 첫 경기에서 2대0으로 승리한 뒤 미국과 1대1로 비겼고, 포르투갈을 1대0으로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무패(2승1패)로 첫 16강 진출을 이뤄냈다. 이후 16강서 이탈리아에 설기현의 종료 직전 동점골과 안정환의 골든골로 2대1 승, 8강에서는 스페인에 0대0 무승부로 승부차기 혈투 끝에 5대3 승리를 거두고 4강에 진출했다. 비록 준결승서 독일에 0대1 패, 3·4위전 터키에 2대3으로 패했으나 아시아 최초 ‘4강 신화’를 썼다.
■ 2006년 독일 대회(1승1무1패)
토고와의 1차전에서 이천수의 프리킥 골과 안정환의 결승골로 2대1 승리하며 사상 첫 원정 대회 승리를 맛봤다. 이후 2차전에서 박지성의 동점골로 프랑스와 1대1로 비겨 원정 첫 16강 진출에 청신호를 켰으나 스위스에 0대2로 져 무산됐다.
■ 2010년 남아공 대회(1승1무1패)
첫 경기서 그리스를 2대0으로 꺾어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지만 메시의 아르헨티나에 1대4로 완패했다. 그러나 나이지리아와의 3차전에서 2대2 무승부를 기록, 원정 첫 16강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하지만 16강에서 우루과이에 1대2로 석패해 더이상 나아가지 못했다.
■ 2018년 러시아 대회(1승2패)
조별리그 1,2차전서 스웨덴과 멕시코에 각각 0대1, 1대2로 일격을 당했다. 마지막 경기서 지난 대회 우승팀 독일을 상대로 후반전 추가 시간 김영권과 손흥민이 두 골을 몰아넣어 2대0 승리를 거뒀으나 조 3위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카타르 그라운드 수놓을 지구촌 ‘별들의 전쟁’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지구촌 최고의 스타들이 ‘별들의 전쟁’을 펼친다.
한 시대를 풍미한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를 비롯해 루카 모드리치(크로아티아), 카림 벤제마(프랑스), 마누엘 노이어(독일) 등이 ‘라스트 댄스’에 나서고 전성기를 맞이한 네이마르(브라질), 해리 케인(잉글랜드), 킬리안 음바페(프랑스), 케빈 더브라이너(벨기에), ‘신성’ 가비(스페인) 등이 각축을 벌인다.
‘신계’로 불리는 메시와 호날두는 마지막 퍼즐인 FIFA 컵을 들어올리기 위해 사력을 다할 전망이다. 메시는 최근 소속팀 PSG에서 18경기서 11골·14도움을 올리며 여전한 기량을 뽐내고 있으며, 아르헨티나도 최근 36경기 무패를 달리며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호날두는 친정팀 맨유로 복귀해 주전에서 밀리는 등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그가 포르투갈의 중심이라는 것에 반론할 사람은 없다. 세대교체 속 황금기를 맞이한 포르투갈의 선봉장에서 호날두가 팀을 이끌지 기대를 모은다.
레알 마드리드의 황금기를 이끈 모드리치와 벤제마도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이 될 카타르 대회를 정조준한다. 이들은 메시와 호날두가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양분한 발롱도르를 각각 2018년과 2022년 수상할 정도로 뛰어난 기량의 소유자다.
절정의 네이마르와 케인은 자신들의 첫 메이저대회 우승에 도전한다. 네이마르는 자신의 3번째 월드컵인 이번 대회서 월드컵과 악연을 끊고자 한다. 최근 소속팀서 14경기 11골·9도움의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그는 삼바군단을 20년 만에 세계 정상으로 이끄는 주장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 하기 위해 나선다.
역시 우승에 도전하는 또 다른 선수로는 케인이 있다. 케인은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3회에 오른 최고의 공격수지만 트로피와 인연이 없다. 주장 완장을 차고 출전하는 케인은 소속팀서 보이고 있는 절정의 골 감각(15경기 12골)을 이번 대회서도 이어갈 태세다.
이 밖에 골키퍼는 공을 막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몸소 증명한 전차군단의 수문장 노이어도 자신의 4번째 이자 마지막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다.
김영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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