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유럽한인문화타운, 인천의 큰 문화자산으로 키워야

유정복 인천시장의 이번 유럽 출장길은 여러모로 묵직한 느낌을 준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항만재생 사업은 ‘제물포 르네상스’ 공약의 가능성과 희망을 보여줬다. 프랑스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현장에서는 백척간두의 대한민국을 기사회생시킨 인천상륙작전의 가치를 되새겼다. 그중에서도 유럽한인총연합회와 함께할 인천 유럽한인문화타운 조성 사업은 꽤 기대되는 성과라 할 만하다.

구상대로라면 유럽한인문화타운은 단순히 재외동포의 모국 귀환을 위한 지원에 그치지 않는다. 주거시설 외에 비즈니스와 문화 인프라를 더해 유럽과 한국을 잇는 문화·교역의 거점으로 키워 낸다는 구상이 돋보인다.

인천시는 지난 주말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유럽한인문화타운 설명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유정복 시장과 유제헌 유럽한인총연합회장은 ‘유럽한인문화타운 조성을 위한 상호 협력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사업 예정지는 국내 경제자유구역 중 가장 성과를 내고 있는 인천경제자유구역(IFEZ) 내에서 양자가 협의해 정한다. 인천경제청은 이 타운에 1층은 상가, 2~4층은 상가·주거·숙박시설 등이 들어서는 상가 주택단지를 짓는다는 구상이다.

이들 건물은 유럽 고유 스타일로 건축해 타운 전체가 문화관광 접객 시설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를 기반으로 먼저 유럽 한인들의 모국 귀환을 지원한다. 나아가 유럽에서 작은 규모 제조업을 영위하는 개인·기업 등의 ‘명품 소공인(小工人)’ 산업과 중소기업을 유치하는 터전으로 삼을 계획이다. 이는 또한 유럽 한인들의 비즈니스와 국내 관련 기업들 간의 제휴를 위한 기반이 될 것으로도 기대된다. 인천경제청은 또 유럽이민역사박물관 등의 문화 집회시설도 타운에 포함할 계획이다. 또 하나 인천에 고무적인 것은, 이날 유럽한인총연합회가 ‘재외동포청 인천 유치 지지 선언문’을 발표한 점이다. 26개 유럽국가, 30만 회원의 총연합회는 인천이 한인 이민의 출발지이며 이민사박물관과 국가관문 공항·항구가 있어 재외동포청의 최적지라고 밝혔다.

그간에도 재외동포들을 대상으로 한 사업들은 있었다. 경남 남해군의 독일마을이나 인천 송도의 아메리칸타운 등이다. 그러나 이들 사업은 모국 귀환 지원에 그쳤다고 볼 수 있다. 남해 독일마을은 관광명소이기는 하나 입지상 교역·문화 거점과는 거리가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에 들어설 유럽한인문화타운은 유럽 한인사회와 한국을 실시간으로 잇는 쌍방향 교류거점으로 콘셉트를 짜야 할 것이다. 그래서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재외동포들에게 꿈에서도 그리는 고국 고향의 정취를 선사하는, 인천의 큰 문화자산으로 키워 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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