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일보로고
[사설] 월드컵, 이미 국방력 3강, 경제력 7강/이제 축구도 16강, 그 이상 달성하자
오피니언 사설

[사설] 월드컵, 이미 국방력 3강, 경제력 7강/이제 축구도 16강, 그 이상 달성하자

한국 축구는 무기력하지 않다. 우루과이와의 첫 번째 대결에서 대등했다. 세계 14위 축구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두 번째 대결은 졌지만 더 큰 감동을 남겼다. 전반 0 대 2로 패색이 짙었다. 집중력이 최고조에 달하는 월드컵 무대다. 경기를 뒤집거나 쫓아가는 게 여간 어렵지 않다. 거기서 태극 전사들이 후반 3분 만에 두 골을 만회했다.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과 불운이 겹치며 1골차로 패배하긴 했어도 국민들이 ‘역동감 넘치는 경기였다’며 박수를 보냈다.

또다시 16강을 소원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남은 경기에서 포르투갈을 이기고 경우의 수를 기다려야 한다. 한국 축구에 늘 숙원처럼 따라다니는 ‘16강’이다. 여기서 세계 축구를 좌우하는 강국들의 국방·경제력을 생각하게 된다. 그도 그럴 게, 남북한 축구 대결을 또 다른 전쟁으로 여겼던 우리다. 70년대 초반까지 북한, 70년대 중반 이후 한국이 우세했다. 남북한의 국방·경제력 차이가 마침 그랬다. ‘축구가 곧 국방·경제력’이라는 해석도 거기서 나왔다.

카타르 월드컵을 기준으로 하는 순위는 어떨까. 전 세계 군사력 평가 기업(Global Firepower·미국)이 매년 발표하는 자료가 있다. 한국은 세계 6위다. 월드컵 본선 진출국 32개국으로만 따지면 미국, 일본에 이어 3위다. 29개 출전국의 군사력이 우리보다 아래다. 이번 대회 우승 후보 브라질, 프랑스, 독일, 영국도 군사력에서는 10위, 7위, 16위다. 우루과이와 가나, 그리고 벼랑 끝 대결을 남겨둔 포르투갈은 우리 군사력과 비교 안 될 ‘순위 밖’이다.

경제력도 중요하다. 군사력에 절대적 비중을 차지한다. 그 적나라한 예가 진행 중인 중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다. 러시아는 세계 군사력 2위, 우크라이나는 22위다. 그런데 이 전쟁이 대등하게 흘러간다. 전쟁을 지속할 경제력이 부족한 러시아의 굴욕이다. 세계 전체에서 한국의 경제력은 10위다. 이번 월드컵에서의 경제력 순위는 어떤가. 우리보다 앞선 순위 나라 중에 중국, 인도, 이탈리아가 출전하지 못했다. 출전국 중 한국의 경제력은 7위다.

월드컵은 피파(FIFA)가 주관한다. 가입한 나라만 210개다. 쥘 리메 회장이 월드컵을 탄생시켰다. 우루과이에서 1회 대회를 어렵게 치렀다. 그때 쥘 리메가 이런 말을 남겼다. ‘피파는 앞으로 유엔보다 큰 세계적 조직이 될 것이다.’ 실제로 그렇게 됐다. 현재 유엔 가입국은 139개국이다. 전쟁 없는 평시에 치르는 세계대전이다. 여기서 한국이 ‘군사력 3강’, ‘경제력 7강’이다. 전쟁 폐허 속에 배 타고 출전했던 1954년 스위스 월드컵 이후 여기까지 왔다.

‘월드컵 군사력 3강’·‘월드컵 경제력 7강’, 위대한 쟁취 아닌가. 축구 16강도 당당히 가져 오면 된다. 이를 증명해 내는 12월 3일(포르투갈전)을 응원한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