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생명 얻은 눈사람과 추억 만들어 힘들때 그림책 ‘눈사람 아저씨’ 보며 위로...글이 없어 상상력 펼치며 여유로움 느껴
나의 애착 도서는 ‘눈사람 아저씨’ 다. 오랫동안 내 책상에 자리잡고 있는 소중한 책이며 겉표지만 보더라도 그저 위로가 되는 그런 책이다. 글자 하나 없이 그림으로 긴 이야기를 전개해 가는 집중력과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 따뜻함이 가득한 눈사람 아저씨. 날씨가 쌀쌀해지고 눈이 내리는 겨울이 와서 그런지, 아니면 눈사람 아저씨의 미소로 위로가 필요한 것인지, 글자 하나 없는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그 이유를 찾아보자.
눈이 내리는 날 주인공은 마당에 나가 커다란 눈사람 아저씨를 만든다. 멋진 중절모까지 씌워주고는 빵으로는 코를, 난로의 석탄으로는 단추를 만들어준다. 어머니의 목도리까지 둘러주고는 만족한 듯 잠을 청한다. 특히 눈사람 아저씨의 웃고 있는 커다란 입이 아주 인상적이다. 보고 있으면 절로 웃음이 난다고 할까.
주인공은 눈사람 아저씨가 생명을 얻은 듯 인사를 나누고, 소중한 시간을 함께한다. 집 안 곳곳을 안내하고 잠든 가족들도 소개해 주며 맛있는 식사도 하고 놀이 게임 스케이트보드도 탄다. 그러고는 눈사람 아저씨의 차례가 된 듯 그는 주인공을 데리고 눈 내리는 겨울 하늘을 날며 곳곳을 보여준다. 행복한 시간을 한참 보내고 집으로 돌아온 주인공과 눈사람 아저씨, 아쉽지만 인사를 나누고 각자의 자리로 돌아간다. 아침 잠에서 깨어난 주인공이 눈사람 아저씨가 있는 곳으로 달려 나갔으나 모두가 예상하듯이 아저씨는 녹아 없어져 있고, 모자와 목도리 그리고 빵과 석탄만 쓸쓸히 남아 있다. 잠옷 바람의 주인공과 사라진 눈사람 아저씨의 마지막 장면으로 이야기는 끝난다.
눈사람 아저씨는 어릴 적 누구나 한 번은 봤을 도서고 유명한 이야기지만, 그림에서 느껴지는 평온함과 행복, 무엇보다 글이 없어 생각과 마음을 자유롭게 펼쳐볼 수 있는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글이 주는 힘과 성장은 영원할 것이지만 글 없이 눈과 마음으로 전개해 가는 그림책은 또 다른 위로와 행복, 그리고 마음의 성장을 만나게 해준다. 서점에 가면 베스트셀러에 어른들도 보는 그림책이 꼭 있다. 혹은 컬러링이라 해 그림을 자유롭게 색칠하는 책들도 많다. 이는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사회에서 만날 수 있는 즐거운 쉼, 휴식을 그림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배워야 하고 익혀야 하는 도서들로 쉬고 싶거나 휴식이 필요하고 마음의 정화를 원할 때 어릴 적 동화책을 꺼내어 펼치거나 글이 없는 그림책을 자유롭게 색칠하며 나를 위로할 컬러링 북 등을 활용한다면 힘들 때 눈사람 아저씨처럼 크게 미소 지을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을 다시 꺼내들고 나 역시 지치고 힘든 걸까 싶어 나를 돌아보게 됐다. 아주 천천히 눈사람 아저씨 속 그림을 다시 보고 또 보며 마음을 위로하고 평온함을 얻기 위해 나를 토닥였다. 가끔은 이렇게 어릴적 동화책들을 꺼내 마음껏 채우고 웃어보길 바란다. 그래도 부족함이 느껴지면 만다라 색칠하기까지 꺼내 내 마음대로 규칙 없이 칠해 보시길. 지칠 때 서점과 도서관에 들러 그림책을 검색하고 몇 권 구입하거나 빌려 또다시 쉼이 필요한 날 나에게 건네는 것은 어떨까. 어른들의 동화, 어른들의 그림책은 어떤 내용일지 궁금해지는 그런 날이다.
김예준 용인 성서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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