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많았던 시작과 걱정 사라진 마무리다. 경기도의회의 2022 의정를 마무리하는 평가다. 경기도가 올린 신년 사업비를 통과시켰다. 김동연 지사의 역점 사업비도 인정했다. 앞서 산하기관장 인선도 속도감 있게 처리했다. 해를 넘길 것이라던 일각의 우려를 씻어냈다. 당초 의장 선출 갈등으로 시작한 의회였다. 지각 개원으로 전국적인 지탄을 받았다. 78석 균형 의회의 비극이라는 비아냥도 많았다. 하지만 마지막은 달랐다. 모든 걱정을 불식시켰다.
2023 예산 등 의결 과정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17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내년도 도·도교육청 예산안을 최종 의결했다. 전날인 16일은 본회의 마지막 날이었고, 예산안 심사 법정 시한 마지막 날이었다. 자칫하면 준예산 체제로 갈 수 있었다. 여기서 의회가 빠른 판단으로 정례회 연장을 결정했다. 엄밀히 따지면 법정 시한을 하루 넘긴 늑장 의결이긴 하다. 하지만 신속한 회기 연장과 처리로 실제 비상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지혜로운 선택이라고 본다.
의결 내용도 주목을 끌 만하다. 지역화폐 발행지원 예산, 전통시장 시설현대화 사업비를 다 통과시켰다. 또 노인 일자리 및 사회 활동 기회 확대 사업비, 장애인 활동 지원 급여 추가 지원 사업비 등도 의결 확정했다. ‘기회 수도 경기도’의 실현을 위한 5대 기회 패키지 사업비 1조470억원도 통과시켰다. 이 밖에 북부특별자치도, 경기국제공항 건설 사업, GTX플러스 기본 용역비 등도 도의 의견을 거의 그대로 반영시켰다. 이른바 김 지사 역점 사업들이다.
염종현 의장은 이렇게 말했다. “78 대 78 동수라는 전례 없는 상황이지만 여야 의원님들 모두가 함께하는 협치의 힘으로 3차 추경안과 내년 본예산안을 의결했다.” 우리도 여기에 보탤 더할 말이 없다. 우려를 불식시킨 책임 있는 의회 모습이었다. 앞서 산하기관장 청문 때도 그랬다. 10개 넘는 기관장 청문을 속도감 있게 처리했다. 지역 언론 등의 장기 공백 우려를 모두 털어냈다. 연말을 맞아 경기도의회가 잇따라 보여준 책임 있는 의정 모습이었다.
예산안 통과 직후 김동연 지사가 이렇게 밝혔다. “내년도 예산은 경기도민 모두에게 더 많은 기회, 더 고른 기회, 더 나은 기회를 만들어 드릴 수 있도록 신속하고 고르게 집행하겠다.” 대승적 차원의 결과를 낸 도의회에 대한 심심한 사례가 아낌 없이 표현됐다면 더 좋을 뻔했다. 각설하고, 이제 김동연의 시간이다. 도의회가 만들어줘야 할 큰 틀의 밑그림은 끝났다. 이제 그 위에 ‘기회의 수도’를 만들어가는 일이 남았다. 누가 대신 못할 ‘김동연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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