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의 끝자락이 매달린 길목에서
가난을 흔들고 서 있는 구세군 손과
겨울나무처럼 서서
흔들리는 붉은 냄비가 외롭다
구세군 하얀 입김에
맥없이 사라지는 소리들
무딘 시간 속 회색빛 거리
바쁘게 지나가는 사람들의
무덤덤한 표정들
지폐의 얄팍한 두께만큼
양심을 넣고 돌아서는 길
한해의 아쉬움과 쓸쓸함이 포개진
감사의 기도가
검은 옷깃에 매달린다
심평자
‘한국시학’으로 등단.
한국경기시인협회 회원. ‘시인마을’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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