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한 해 안전사고가 너무도 많아 무고한 생명이 희생되었을 뿐만 아니라 막대한 재산 피해는 물론 국민들의 불안도 가중됐다. 특히 지난해 10월29일 서울 이태원에서 핼러윈을 즐기려는 다수의 인파가 몰리면서 발생한 어처구니없는 참사로 무려 사망 159명, 부상 197명이 발생했다.
세모인 지난해 12월29일에는 도내 과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에서 또 참사가 발생했다. 당시 도로를 지나던 폐기물 집게 트럭에서 발생한 화재는 플라스틱 소재의 방음터널로 옮아 붙으며 화재가 확산됐다. 화재로 인해 5명이 희생됐으며, 41명이 부상을 당했고 차량 45대가 불탔으며, 방음터널 600m가량이 전소됐다.
그 외에도 안전사고는 상당히 많다. 특히 각종 건설현장, 자동차 공장과 같은 작업장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는 너무도 많아 후진국형의 사고공화국이란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2월12일 감사원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최근 5년(2017~2021년)간 건설현장에서 2천784명의 근로자가 안전사고로 사망했다. 이런 사망자 비율은 미국, 일본 등에 비해 월등히 높다.
이번 과천 방음터널 사고 역시 안전불감증으로 일어난 사고라고 볼 수 있다. 방음터널 방음벽은 강화 플라스틱인 폴리메타크릴산메틸(PMMA) 재질로 이뤄져 있었는데, 이는 일반 플라스틱보다 열기에 강하지만 불에 타지 않는 불연 소재는 아니며, 다량의 유독가스가 발생한다. 미국 등 일부 선진국은 방음터널에 불연 소재를 사용하지만, 우리나라는 이에 대한 관련 규정이 없으며, 방음터널은 일반터널로 분류되지 않아 소방 설비 설치 의무가 없을 정도로 안전 사각지대인 것이다.
폴리메타크릴산메틸 소재 방음터널 사고는 2020년 8월20일 도내 수원시 영통구 하동 나들목 고가차도에서도 발생한 적이 있다. 당시 승용차에서 발생한 화재가 방음터널 벽으로 옮아 붙어 터널 200m가 뼈대만 남고 다 탔다. 그러나 당시엔 방음터널 화재 사고에도 불구하고 폴리메타크릴산메틸 소재의 화재 취약점에 대한 무감각으로 사후 안전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않아 이번 과천 참사가 발생한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2월30일 화재사고 대책회의에서 국가에서 관리하는 55개 방음터널과 지자체가 관리하는 방음터널까지 전수조사하고 화재에 취약한 소재를 쓰는 공사를 전면 중단키로 했다고 하지만, 이는 사후약방문이 아닌가. 방음터널 소재가 위험하다는 지적은 감사원, 한국도로공사 등이 오래전부터 수차례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관계당국은 무슨 조치를 취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취약한 방음터널 화재 사고에 대한 안전대책을 미리 세웠다면 이번과 같은 참사는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더 이상 무고한 시민이 새해에는 희생되지 않도록 관계당국은 방음터널에 대한 화재방지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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