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베이비붐 세대 노인들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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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숙 서정대 사회복지과 초빙교수

우리나라에는 약 700만명의 베이비붐 세대 인구가 있다. 6·25전쟁 후 1955~1963년 9년 동안의 출산 붐 속에 태어난 베이비부머는 인구의 14%에 이른다. 대규모 베이비붐 세대가 노인 인구로의 이동이 시작됐다.

 

영국의 인구학자 폴 월리스는 고령화의 충격을 인구지진(age-quake)이라 명하고 그 충격은 지진보다 크며 강도가 9.0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2020년 만 65세가 된 1955년생 71만명이 노인복지법의 수혜 인구로 편입됐으며 2021년에는 56년생 68만명, 2022년에는 57년생 등 베이비붐 세대의 노인 인구가 큰 파도처럼 이동하고 있다. 노인복지법상의 노인 인구가 되면 노령연금, 지하철 요금 면제, 무료 건강검진, 독감 예방주사 무료 등 각종 복지비의 수령자가 된다.

 

세계 200개국 중 최저의 합계출산율 (2022년 3분기 0.79)과 맞물려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급격하게 고령화가 진행되는 한국 사회는 젊은 세대의 노인 인구 부양 부담 증가, 생산인력의 부족, 국민연금, 건강보험을 비롯해 각종 연기금의 고갈 등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한국 베이비붐 세대는 우리나라의 산업화 및 민주화의 주역이었으며 IMF 외환위기, 금융위기 등 격동의 시대를 살아온 세대다. 부모님 봉양과 자식 양육에 혼신을 힘을 다했지만 정작 자신의 노후는 미처 준비가 안 된 경우가 많기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노인 빈곤율이 가장 높은 국가이기도 하다.

 

사회에 기여하고 은퇴한 이들이 이제 노인복지의 수혜자가 돼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우리 사회가 감내할 수 있도록 대비하고 적절히 진행돼야 하는 것 또한 분명하다.

 

베이비붐 세대 노인들은 체계적으로 교육 받은 세대이며 과거의 노인들과 비교하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활동적이어서 액티브(active)시니어로 부르기도 한다. 의학의 발전으로 평균수명은 점점 높아져 100세 시대에서 120세 시대가 온다고 학자들이 전망하고 있다.

 

과거 우리 사회 발전의 원동력이었던 새로운 노인 세대인 활동적 시니어들이 축적한 사회 경험과 기술을 우리 사회가 어떻게 잘 활용하는가에 따라 베이비붐 세대의 노인 인구가 우리 사회의 짐이 될 수도, 힘이 될 수도 있다.

 

노인 인구의 증가에 따른 실버산업의 경제 활성화 기여, 은퇴자들의 인생 2막을 지원해줄 평생학습체계 구축, 젊은 세대의 일자리와 충돌하지 않는 균형 있는 정년 연장과 연계한 연금 수령 시기 연장, 중소기업 등 부족한 일자리에 노인 인력의 적절한 활용과 국가적 지원, 노인복지 수급 나이, 종류별, 상황별 검토를 비롯해 100세 시대 노인들의 삶이 건강하고 생산적 문화가 되도록 다양한 공간과 제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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