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용인시 이동읍의 고무 공장에서 불이 나 공장 4개동 중 2개동이 전소하고 1개동은 부분 소실됐다. 14일에는 양주시 남면의 섬유가공 공장에서 불이 났다.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염색기계와 섬유원단 등이 타 13억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9일엔 포천시 한 상자 제조 공장에서 큰불이 나 23억원의 재산 피해가 생겼다.
이 3건의 공장 화재에서 다행히 사망자는 없었으나 재산 피해가 컸다. 공장에서의 화재가 끊이지 않는다. 하루가 멀다 하고 일어나는 게 아니라경기도내 공장 화재는 하루 3건 정도 된다. 최근 3년간 도내 공장시설에서 발생한 화재는 2020년 1천179건, 2021년 1천132건, 2022년 1천113건으로 총 3천424건에 이른다. 이 중 공장 규모가 5천㎡ 이하인 소규모 공장에서 많이 발생했다. 2020년 784건(66.4%), 2021년 738건(65.1%), 지난해 755건(67.8%)의 불이 규모가 작은 공장에서 일어났다. 화재로 3년간 181명이 목숨을 잃거나 중경상을 입었다.
공장 화재사고가 빈번한 이유는 안전의식 실종, 안전불감증 때문이다. 사업주와 근로자의 낮은 안전의식, 시설의 노후화, 안전관리 부실 등이 주된 원인이다. 소규모 공장일수록 근로자들이 화재 예방 및 대응 요령에 대해 잘 모른다. 외국인 근로자들은 소화기 사용법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소방당국의 소방시설 점검·단속도 중요하지만 화재예방을 위해 소방장비 사용 방법 등 안전교육이 우선돼야 한다.
경기지역엔 소규모 공장이 밀집된 곳이 많다. 섬유·비닐·플라스틱 등 가연성 높은 재료를 취급하는 곳이 많아 화재가 발생하면 대형으로 번지거나 수십, 수백억원의 피해를 입게 된다. 매년 1천건 넘는 화재를 줄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핵심은 처벌보다 예방이다. 안전과 예방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가 화재로부터 안전한 일터 환경 조성을 위해 ‘소방안전 The 3대 캠페인’에 나서기로 한 것은 바람직하다. 캠페인은 소방안전 서비스 지원을 강화해 화재를 막아 피해를 줄이는 것이 목표다. 소방본부는 용접 등 화재 사고 방지를 위한 작업장 주변 정돈, 화기 작업 시 3m 이내에 소화기 근접 배치, 외국인 근로자 숙소에 휴대용 비상 조명등·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 지원, 다국어 표기 화재 안전 리플릿을 통한 홍보를 하기로 했다. 영세한 공장 내 컨테이너와 비닐하우스 등 환경이 열악한 숙소 200곳을 선정해 소화기 400개, 주택용 화재경보기 800개 등도 보급한다.
화재 예방은 소방당국의 노력만으로 안 된다. 공장 사업주 및 근로자들의 안전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소방설비 갖추기, 소방 안전점검과 관리, 화재 상황에 맞는 대처 등 선제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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