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용감하게 수도권의힘黨 선언해라/안철수, 대표 오를 유일한 길이다

전과 달리 100% 당원들이 뽑는 선거다. 그 당원 표심은 지역위원장 영향권에 있다. 지역위원장의 목적은 공천 받는 것이다. 공천권이 행사될 다음 총선이 곧 온다. 이번에 뽑을 국민의힘 당대표가 그 공천권을 좌우한다. 지역위원장들의 표는 당선 가능성에 몰린다. 경기도 표심, 수도권 정서 따윈 중요하지 않다. 이런 구조에서 차기 당 대표 선거의 흐름은 김기현 의원이다. 경기·인천의 당심도 그 흐름으로 가는 눈치다. 그렇더라도 경기도를 말하려고 한다.

 

김기현 의원에게 기대하는 것은 없다. 장제원 의원과의 김장연대가 보인 모습이 있다. 잊기에 너무도 가까운 날의 추억이다. 장 의원이 나경원 전 의원을 융단폭격했다. 공격하는 언어의 수위가 가히 말 폭행 수준이었다. ‘고고한 척하는 행태’ ‘반윤의 우두머리’ ‘얄팍한 지지율’ ‘거듭된 헛발질’.... 여기에 초선 48명이 가세했다. ‘모욕’ ‘사기’ ‘경악’.... 독하기가 장 의원을 빼박았다. 김장연대는 영남이고, ‘초선 48’ 핵심도 영남 의원이다. 나 전 의원만 수도권(서울)이다.

 

지역 대립으로 보지 말라고 할 텐가. 영남 의석이 절대 다수인 국민의힘이다. 그 안에서 이뤄진 영남 지역구 의원들의 영남 대표 만들기다. 일사불란한 공세로 만신창이를 만든 상대는 수도권 지역구 나 전 의원이었다. 결과적으로 영남 세력의 수도권 주저앉히기였다. 이 현상을 보인 그대로 논평했을 뿐이다. 이 싸움에서 영남을 빼놓고 말할 수 있나. 그게 더 비정상적인 논평 아닌가.

 

그렇게 해서 김기현·안철수·윤상현 의원이 남았다. 엠브레인퍼블릭이 여론조사를 했다. 안 의원 49.8%, 김 의원 39.4%다. 나경원 지지자 56.4%가 안 의원에게 갔다. 그 속에 경기·인천 결과치도 있다. 안 의원이 많이 높다(자세한 내용은 선관위 홈페이지에 있다). 조사 대상은 일반 국민이다. 밝혔듯이 이번에는 당원 투표 100%로 뽑는다. 일반 표심과 당원 판단은 많이 다를 수 있다. 수도권, 특히 경기·인천도 당원의 표심이 ‘영남 대세’로 갈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

 

그렇더라도 경기도를 말하겠다. 안철수 의원, 혹은 윤상현 의원에게 요구하겠다. ‘수도권의 힘’을 선언해라. ‘공천 약속’이더라도 괜찮다. 언제 한번 수도권 중심의 공천이 있었던 당인가. 어차피 수도권 없는 국민의힘이다. 영남·김장연대에 질식 당한 수도권이다. 그 비굴한 침묵을 깰 구호가 필요하다. 그게 ‘수도권의힘’ 선언이다. 누군가에겐 불공정한 논평임을 잘 안다. 그런 지적에는 이 주장을 전할까 한다. 진짜 불균형은 영남이 보여줬던 한 달간의 칼춤이다.

 

경기도민에게 어이없는 말이 들린다. 김기현 의원이 했다는 말이다. “나경원은 함께할 수 있는 좋은 동지다.” 칼춤 끝낸 지 몇 시간 됐다고 이러나. 수도권 정치엔 자존심도 없다고 보는건가. ‘경기도·인천의힘당’을 선언할 누군가가 필요하다. 그 당의 대표를 자임할 누군가가 필요하다. 지금은 ‘성남 분당’ 안철수 의원이 그걸 해 볼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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