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의료원이 최대 위기를 맞았다. 원장이 공석인데다 의료진이 부족하고 환자도 적다. 의료시스템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
성남시의료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에 착공,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2020년 7월 개원했다. 1천691억원의 건립비용이 들어갔고, 509개 병상에 최신식 진단·치료 장비를 구비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진 부족 등 의료시스템 부재로 서비스에 한계를 드러내면서 시민들이 외면하고 있다.
시의료원은 코로나 환자가 발생한 2020년부터 3년간 정부로부터 손실보상금 757억여원을, 성남시로부터 출연금 831억여원을 받았다. 총 1천588억원가량 받았는데, 이 기간 의료손실은 1천492억여원에 이른다. 정부 지원금은 코로나 거점병원이어서 받은 것으로, 올해는 거점병원에서 해제돼 지원금이 끊기게 됐다.
성남시는 2016년부터 현재까지 1천981억원의 출연금을 냈다. 건립비용까지 포함하면 3천673억원이 투입됐다. 시의료원은 개원 이후 2020년 465억여원, 2021년 477억여원, 지난해 550억여원의 의료손실이 났다. 하루에 외래환자 1천500명 이상, 입원환자 300명 이상 돼야 정상 운영이 가능한데 지난해 하루 평균 외래환자 450~500명, 입원환자 100~110명 정도다. 이런 상태면 매년 최소 400억~500억원의 의료손실이 예상된다.
공공의료원이 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지만, 연 수백억원의 적자를 줄일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문제는 적자가 나더라도 시민들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인턴과 레지던트 등 전공의가 부족해 중증 수술환자는 타 병원으로 보내고, 시의료원은 단순 수술만 하는 실정이다. 상황이 열악하다 보니, 지난해 2개과 전문의 구인공고에 연봉 2억5천만~3억5천만원을 제시했지만 아무도 응시하지 않았다. 1개과에선 연봉 4억2천만원에 의사를 채용했다.
총체적 난국이다. 경영도 안 되고 의료진 수급도 안 되는 악순환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 개원한 지 몇년 안 된 성남시의료원이 왜 이 지경이 됐는지 안타깝다. 세금을 한 해 수백억원씩 쏟아부으면서 공공의료원 역할도 충실히 못한다면 문제가 심각하다. 지금 같은 운영은 더 이상 안 된다.
시는 경영 적자, 의료서비스 문제 해결 등 정상화 방안으로 대학병원 위탁 운영에 무게를 두고 있다. 노조는 ‘공공의료 파괴’, ‘진료비 상승’ 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이다. 노조원이 전체 직원의 3분의 1 정도여서 대표성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 한쪽에선 ‘고용 승계’, ‘임금 유지’ 등이 보장된 상황에서 정상화된다면 위탁 운영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한다.
대학병원 위탁이 공공의료 파괴는 아니다. 공공의료원 목적에 맞게 운영하면서도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할 수 있다. 시는 우선 병원장부터 선임하고, 공론화 과정을 거쳐 시의료원 정상화를 위한 최적의 대안을 빠른 시일 내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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