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고 접어도
계속 접어야 할 마음이 남아 있느니
절반은 남은 것인가,
접을 수 있는 마음은
구김이 잘 가는 천 같을까
물기를 빨아들이는 종이 같을까
마음은 어떻게 생겼기에
접고 접어야 하는가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라는
마지막 장을 결코 저버릴 수 없어서
열일곱 살 아들의 뇌종양 증세를 이야기하며 엄마는
마음을 접고 또 접고 계속해서 접어도
끝없다고
숨죽여 말한다
중환자 보호자 대기실에서
일 년째 접는 중
박설희 시인
시집 ‘쪽문으로 드나드는 구름’,
‘꽃은 바퀴다’,
‘가슴을 재다’.
한국민예총 수원지부장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