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웅성웅성’ 떠들썩한 봄이 찾아왔다. 바람에 실려 온 반가운 소리가 소곤거린다.
“우리 같이 걸을까?” 하하 호호 담벼락에 매달린 노란 웃음소리와 아이들마다 품고 있는 첫 시작에 대한 기대가 마음을 더욱 설레게 한다. ‘윙윙’ 꿀을 따느라 바쁜 꿀벌들의 부지런함으로 세상은 달콤해졌다. 꿀벌들의 그림은 모두 ‘윙윙’ 꿀벌이 내는 소리로 엮였다. 쏴아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 소리로 세상이 가득 찬다. 그 소리마저 쏴아로 한글자한글자 그림으로 빚어졌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우리 곁에 다가와 건네는 말은 모두 다르다. 그 말들을 그림으로 표현한다면 어떤 모양이 될까. ‘봄 여름 가을 겨울’(한림출판사 刊)을 펴낸 꼼은영 작가는 글자를 모아 그림을 이루고, 그림을 모아 글자를 이뤄냈다. 평범해 보였던 자연과 계절, 일상을 새롭게 보여주는 그림책이다.
책을 보노라면 형형색색 그림에 숨어있는 글자를 찾는 재미로 눈을 뗄 수가 없다. 자연의 말소리, 사계절의 속삼임이 눈으로 귀로 전해지는 듯 하다. 무엇보다 장면마다 다음 장면과 이어지는 요소가 숨겨져 있다. 색색의 선과 색을 따라 건너가는 계절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작가가 건네는 말들도 용기와 희망, 응원으로 가득하다. ‘가을 햇볕에 벼가 고개를 숙이고 있어. 무르익기 위해 모두 애썼어’. ‘오고 가는 모든 것을 응원하기 위해 해님이 매일매일 떠오른다는 걸 알고 있니?’ 등등 작가의 말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계절에, 자연에, 일상의 매력에 흠뻑 젖어 삶이 새롭게 환기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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